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출시… e커머스 "나, 떨고 있니?"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0.06.0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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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네이버, 첫 구독형 유료 서비스 모델 출시…쇼핑서 네이버페이 결제시 최대 5%적립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출시… e커머스 "나, 떨고 있니?"


'포털 공룡' 네이버가 첫 구독형 유료서비스 모델을 정식 출시한 가운데 e커머스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멤버십에 가입할 경우 네이버페이 결제금액의 최대 8.5%가 적립금으로 쌓여 이를 통한 네이버쇼핑의 시장잠식이 가속화될 수 있어서다.

1일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월 4900원으로 출시했다.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1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해 누구나 첫 한 달간 부담없이 혜택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후에도 1만원 대 서비스를 절반 가격에 제공하며 이용자들을 플랫폼에 묶어둔다는 전략이다.



네이버플러스멤버십 회원은 월간 결제금액 20만원까지 '기본 구매적립' 외에 4% 추가 적립 혜택을 받아 최대 5%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적립 받게 된다. 또 20만원부터 200만원까지의 결제금액에 대해서는 '기본 구매적립' 외에 추가 1% 적립 혜택을 받는다. 멤버십 회원이 마이 단골스토어 혜택(2%)과 충전 혜택(1.5%)을 모두 받을 경우 최대 8.5%를 적립할 수 있는 셈이다.

'쇼핑' 커진 네이버, 온라인쇼핑 부문 장악하나
네이버는 검색력을 기반으로 한 '쇼핑'에다가 쏠쏠한 적립금 혜택을 주는 '페이' 서비스를 합쳐 온라인쇼핑 부문을 장악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페이와 결합한 쇼핑은 더욱 강력한 힘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 등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5조2000여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나며 처음으로 분기 기준 5조원을 돌파했다. 1분기 월간 결제자수(MPU)는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한 1250만명을 기록했고 충전액은 전년 동기 대비 8배 증가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출시… e커머스 "나, 떨고 있니?"
이 같은 거래액은 유수 e커머스 업체들에게 위협적인 수치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네이버의 추정 결제액은 5조8300억원, 쿠팡의 추정 결제액은 4조8300억원, 이베이코리아는 4조2300억원, 11번가는 2조5600억원이었다.


그렇다고 e커머스들은 네이버를 완전히 '적'으로 돌리긴 어렵다. 네이버를 통해 자사 홈페이지로 접속하는 '아웃링크' 고객 비중이 만만치 않아서다.

업계는 오픈마켓인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 전체 접속자의 20~30%가량이 네이버의 가격 검색을 통해 유입되고 있다고 본다. 네이버 없이는 지금의 매출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두려운 e커머스…"멤버십으로 네이버 더 커질듯"
한번 네이버를 통한 쇼핑에 맛을 들인 이들은 편리함 때문에 좀처럼 네이버를 빠져나가기 어렵다.

네이버쇼핑이 결제 채널별로 상품 가격, 결제조건, 배송료 등의 정보를 깔끔하게 정리해 한눈에 보여주고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한 데다가, 네이버페이를 통해 △간편결제 △포인트 적립 및 충전 △반품·교환·배송 관리 등도 한번에 할 수 있게 해서다.

여기에 페이를 통해 구매할 경우 쏠쏠한 포인트까지 쌓이니 소비자 입장에선 네이버쇼핑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업계가 이번 멤버십 출시에 대해 "두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뜩이나 네이버가 페이를 앞세워 쇼핑 부문을 장악하고 있는데, 이번 멤버십을 통한 페이 강화로 네이버 종속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커머스 A업체 관계자는 "네이버는 본격적으로 쇼핑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누가봐도 온라인쇼핑을 준비하는 태세다"라면서 "e커머스 업계는 최근 유료 멤버십으로 충성고객을 모으는데, 네이버멤버십도 이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CJ대한통운과 제휴해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도 강화하고 있으니, e커머스와 다를 게 없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쇼핑은 CJ대한통운과 제휴해 지난 2월 '특가창고', 3월 '브랜드 스토어'를 오픈하며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구체화하고 나섰다.

A업체 관계자는 "물류에, 멤버십에, 검색 포털까지 다 가지고 있으니 e커머스가 말 그대로 '벌벌 떨고 있다'고 표현하는 게 알맞다"고 했다.

B업체 관계자는 "네이버 멤버십까지 강화했으니, 한번 네이버 플랫폼에 들어간 이들은 그곳에 묶일 것이다"라며 "검색, 주문, 페이 결제까지 모든 걸 네이버 플랫폼 안에서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소비자들이 다른 온라인쇼핑몰에서 네이버페이를 사용한 뒤 그 적립금을 쓰기 위해 네이버쇼핑으로 유입되는 양도 늘어날 것"이라며 "영향력이 막강할 것이다"라고 했다.

C업체 관계자도 "네이버가 한국의 아마존이 될 것"이라며 "페이 결제를 통해 한국인들의 결제 패턴, 호불호 등 빅데이터가 쌓이게 될 테고 이를 통해 네이버는 점점 강해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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