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미중 장기판 위에 놓인 졸"-싱가포르 외교관

뉴스1 제공 2020.05.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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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금 홍콩은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장기판 위에 놓인 졸(卒)이다"

싱가포르의 저명한 정치학자이자 전직 외교관인 키쇼어 마부바니 싱가포르국립대(NUS) 아시아연구소 석좌교수는 27일(현지시간) CNBC방송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여기서 마부바니 교수는 "미중 간에 전면전은 없을 것"이라며 "강대국들이 다른 이들을 졸로 이용해 대리전을 펼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이 문제에 정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을 둘러싼 미중 논쟁은 그동안 양국이 벌여온 광범위한 지정학적 갈등의 일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양국은 중국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제정된 홍콩인권법을 근거로 홍콩에 부여하는 특별지위를 해제하겠다고 경고했으며, 중국은 이를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홍콩 문제 외에도 지난 2년간 양국이 펼쳐온 무역전쟁은 세계 경제성장에 큰 위협요인이 됐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을 둘러싸고 벌어진 양국의 입씨름도 팽팽한 긴장 분위기를 조성했다.



마부바니 교수는 중국이 세계 무대에 등장한 첫 비(非)서방 강대국이라는 점과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는 점을 들며 "미중 간 경쟁은 깊은 구조적 문제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미국은 중국과 같은 비민주주의 국가가 성공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것이 양국의 지정학적 갈등을 추동하는 구조적인 바탕"이라고 덧붙였다.

마부바니 교수는 33년간 싱가포르 외교관으로 일하며 유엔 주재 싱가포르 대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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