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저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엇갈린 전망'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5.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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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재차 인하했다. 증권가에서는 한은의 추가 인하 여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는다. 일각의 시장 기대와 달리 한은이 국고채 매입 규모를 구체화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28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종전 0.75%에서 0.5%로 두달만에 재차 25bp(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3월 금통위에서 1.25%에서 50bp(0.5%포인트) 대폭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재차 인하한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에 대해 "실효하한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기준금리가 하한선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코로나19(COVID-19)로 올해 마이너스 성장률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조기 경기회복을 도모하고자 결정됐다는 평가다.

'실효하한' 수준까지 내려온 기준금리라는 점에서 연내 추가인하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한 데다 한국·미국 기준금리 격차가 25bp(0.25%포인트)로 축소됐고 코로나 봉쇄조치 완화, 경기 모멘텀 개선 등을 고려할 때 추가금리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며 "향후 한은의 국채매입 규모에 따라 차별화 되겠으나 최소 시장금리 하락 압력은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로서는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 이후 국고채 단순매입 외 추가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낮고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코로나19 추이를 관찰하는 관망세가 예상된다"며 "주요국 기준금리가 일각의 기대처럼 일제 마이너스로 내려가지 않는 한 국내 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소진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추가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는 소수설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으며 추가적으로 마이너스 성장 폭을 확대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한은은 추가금리 인하조치가 필요하다"며 "향후 국고채 매입 등을 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하반기 이후 추경 편성과 기금채권 등에 따른 공급부담이 높아질수록 한은의 역할 확대 기대감이 계속 부각돼 금리가 하방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안 연구원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날 금통위 이전 시장 일각에서는 한은이 최소 10조원 이상의 국고채 매입을 선언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은이 국고채를 적극 매수해주면 장기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고 단기금리도 함께 안정화돼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나 기업·개인 대출 시 조달비용(이자) 인하 효과 등 연쇄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한은은 구체적인 국고채 매입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장기금리가 최근 2개월여 기간 충분히 하향 안정화된 상황에서 한은이 성급하게 먼저 카드를 꺼내 들 필요는 없기 때문이라고 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지난해 미국·중국 무역분쟁 당시에는 1.8%를 넘어섰지만 현재는 이날 장중 되돌림을 감안하고서도 1.3%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는 상황인 데다 추경 규모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은이 먼저 매입규모를 밝히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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