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 외치자마자 끌려갔다…홍콩 시위 하루만에 360명 체포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5.2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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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최루탄·최루스프레이 쏘며 50명 이상 모이거나 구호 외치면 무조건 체포…시위 한동안 계속될 듯

/사진=AFP/사진=AFP


중국이 28일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반중국 행위 처벌을 강화하는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킬 것이 유력한 가운데, 홍콩에서는 전날부터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 이어졌다.

28일 홍콩자유언론(HKF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시위대는 수십~수백명 규모로 홍콩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 센트럴 등 도심 곳곳에서 산발적 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시대혁명, 광복 홍콩' 등 구호를 외쳤고 미국, 영국 국기 등을 흔들며 국제사회에 지지를 호소했다.



경찰은 이날 새벽부터 입법회와 정부청사 주변 도로를 봉쇄하고 대형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3000여 명의 병력과 함께 물대포, 장갑차 등을 배치했다.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자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탄과 최루스프레이를 발사했다. 경찰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며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막기 위해 최루 스프레이를 포함한 최소한의 무력을 동원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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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전날 하루에만 최소 시위대 360명을 불법집회와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홍콩 경찰은 50인 이상 모이는 경우 무조건 해산시키겠다고 밝히고 무장한 경찰을 지하철역 입구와 길목 등에 투입해 시위대가 모이거나 구호를 외치는 즉시 검거했다.

친중파가 장악한 홍콩 입법회는 국가법 입법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날 반중 시위가 격화될 것을 우려한 입법위 위원 20여명은 전날 밤 입법회 안으로 들어와 밤을 지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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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이 통과된 후에도 홍콩 시위는 쉽사리 잠잠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보도전문채널 프랑스24는 "홍콩 정치일정에는 시위를 끌어내는 기념일과 행사들로 가득 차 있어 덥고 긴장된 여름이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마침 다음달은 지난해 6월 시작된 송환법 반대 시위 1주년을 맞는 시기다. 또 다음달 4일은 홍콩 민주화 시위인 '6.4 톈안먼 시위' 31주년이기도 하다.

이미 홍콩 범민주 진영은 다음달 4일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개최하는 '6.4 톈안먼 시위' 기념 집회를 예고했다. 또 7월1일 홍콩 주권 회복일에도 홍콩 주권반환기념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오는 9월에는 홍콩 입법위원회 선거도 예정돼 있다. 이 선거에서 민주파(반중파)가 다수를 차지할 경우 반중 시위는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인 조슈아 웡은 이날 미 CNBC 인터뷰에서 "홍콩 보안법은 홍콩을 지키던 방화벽을 무너뜨리는, 지난해 범죄인 송환법보다 더 사악한 법"이라면서 "올여름에 파업과 수업거부, 대규모 시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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