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돈이 돼?' 커지는 굿즈 리셀러 시장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0.05.2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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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주연 넘은 조연' 굿즈(GOODS) 경제학 ④

편집자주 버리더라도 커피 300잔을 주문하고 스티커만 챙긴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스티커를 판매하고 구한다는 글이 줄을 잇는다.  스타벅스가 일정 조건을 충족한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이른바 굿즈(GOODS)인 작은 여행용 가방 '서머 레디백'을 득템하기 위해 벌어지는 일들이다. 이쯤되면 주객전도다. 주연보다 더 잘나가는 조연, 굿즈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그게 돈이 돼?' 커지는 굿즈 리셀러 시장


"되팔이들을 위한 행사였나요?"

지난 12일 출시한 할리스X하이브로우 릴렉스 체어&파라솔은 출시 첫날 오전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소비자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판매예고가 올라오자마자 이슈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물량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고 매진 된 후에도 할리스 측에서 추가제작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다. 1만5900원(1만원 이상 제품 구매시)에 구입할 수 있었던 할리스 릴렉스 체어는 현재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5~6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최고 10만원까지 가격을 책정한 리셀러도 등장했다.

한정판 굿즈 제품들이 많아지면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굿즈 재판매 게시글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자신에게 필요없는 이벤트 제품들을 판매하고 원하는 소비자들은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물론 있지만 지나친 웃돈 거래가 성행하는 등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인기가 많은 한정판 제품의 경우 리셀러들이 제품을 선점하면서 정작 꾸준한 충성고객들은 이벤트에서 밀려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그게 돈이 돼?' 커지는 굿즈 리셀러 시장
스타벅스 서머레디백의 경우도 300만원어치 커피를 사고 커피 자체는 버린 사례 때문에 논란이 됐다. 말 그대로 '주객전도'가 된 상황이다. 서머레디백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여전히 8~9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고 10만원의 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사은품 가방이나 의자를 받으려면 스타벅스가 지정한 미션 음료(블렌디드, 프라푸치노, 리저브 제조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7잔을 구매해야 한다. 스타벅스에서 가장 저렴한 음료인 에스프레소(3600원) 14잔에 가장 저렴한 바닐라 크림 프라푸치노(4800원) 3잔을 구매하면 총 6만4800원으로 구할 수 있는 셈. 이를 9만원에 판매할 경우 수익률이 약 39%란 계산이 나온다.

웃돈 거래가 가능하면서 이같은 되팔이, 리셀러 문제는 굿즈 마니아들 사이에서 꾸준히 지적돼 왔다. 고객을 위한 행사가 리셀러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 수요가 있는 한 리셀 문화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인당 구매개수를 제한하는 등의 제도적인 보완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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