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미·중 무역갈등 우려와 성장주 쏠림현상 등으로 상승 여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인데, 증권가에서는 중장기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부진한 삼성전자 수익률에 개미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지난 3월 폭락장에서 개인이 가장 많이 산 주식은 삼성전자였다. 3월 한 달 간 개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4조9587억원이었고 4월과 5월에도 각각 4368억원, 1조1585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지난 3월 개인의 삼성전자 평균 매수 단가는 4만9025원으로 이제 겨우 본전을 건진 상황이다. 특히 3월9~11일 5만3000~5만4000원대에 매수가 몰린 것을 감안하면 개인 상당수는 여전히 본전 회수도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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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장이 반등하는 동안 '포스트 코로나' 수혜주와 성장주 중심으로 수급이 쏠리면서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소외된 영향도 있다. 최근 상승세가 이어지는 종목은 카카오, NAVER,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장래 성장성이 크게 기대되는 종목들이다. 저금리와 유동성 장세에선 '고위험·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성장주로 자금이 쏠리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에 코로나 수혜 기대감이 겹치면서 성장주의 상승세가 더 빨라진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비대면의 일상화로 인한 IT(정보기술) 수요의 증가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크지만 직접적 수혜 대상인 IT나 플랫폼 기업에 비해선 조명을 못 받는 상황이다.
최근 미·중 갈등이 다시 불거진 것도 악재로 꼽힌다. 미국은 최근 중국 기업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했는데, 화웨이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주요 고객사 중 하나다. 미·중 갈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위축될 경우 삼성전자의 실적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도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누릴 여지가 있고, 증시의 전반적인 투자심리 개선으로 외국인 수급이 유입될 경우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도 탄력을 얻을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생산차질은 제한적이고 국내외 생산라인 모두 안정적으로 생산 중"이라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대면 소비 증가로 인한 클라우드(인터넷 가상 저장공간) 서비스 수요 증가로 서버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 투자확대로 인한 기업가치 상승도 기대 요인이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 파운드리에 9조2000억원 이상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약 40조원의 시장가치로 평가 받을 것"이라며 "보수적 D램 투자를 통한 안정적 가격 유지와 낸드(NAND) 시장 점유율 확대로 안정적 이익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