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운동 효과? 주가 오르자 소비심리도 살아났다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20.05.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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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수 둔화·코스피 반등·재난지원금→경기인식 개선…절대 수준은 여전히 금융위기급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소비자심리지수 추이.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빠르게 냉각됐던 소비심리가 풀리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대비 6.8포인트 오른 77.6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78.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폭은 2017년 5월(7.2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9년 12월)를 기준(100)으로 100보다 크면 가계경제심리가 장기평균치보다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합성해 산출한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경기 관련 지수와 가계 재정상황 관련 지수가 모두 개선됐다"며 "절대 수준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하고 기준선에는 크게 못 미치기 때문에 소비심리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2008년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7.9였다.

소비자심리지수 하락폭이 전례 없이 컸던 상황에서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완화되고, 경기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내외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소비심리가 바닥을 다진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3월 23일 1482.46에서 이달 25일 1994.60까지 35%가량 상승했다. 지난 21일에는 장중 2000선을 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경기인식은 주가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의 주식투자 열풍을 빗댄 '동학개미운동'이 소비심리 개선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주요지수 중 현재경기판단CSI(36), 향후경기전망CSI(67)은 각각 전월대비 5포인트, 8포인트 상승했다.

나머지 주요지수 중에서는 현재생활형편CSI(79), 생활형편전망CSI(85)이 각각 2포인트, 6포인트 올랐다. 가계수입전망CSI(87), 소비지출전망CSI(91)은 4포인트씩 상승했다.


이달부터 지급되기 시작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은 경기인식과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등에 두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가격전망CSI(96)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고, 임금수준전망CSI(104)는 전월대비 2포인트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인식)은 각각 전월대비 0.1%포인트씩 하락한 1.7%, 1.6%를 나타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도시 2500가구(응답 237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경제활동 재개…미·유로지역 소비심리도 개선
해외 소비심리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유로지역 경제활동이 차츰 재개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미국(위), 유로지역(아래)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자료=미국 미시건대학교, 유럽연합(EU)미국(위), 유로지역(아래)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자료=미국 미시건대학교, 유럽연합(EU)
미국 미시건대학이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3.7(예비치)로 전월 71.8(확정치)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70을 밑돌았던 시장 예측치를 상회했다.

EU(유럽연합)에 따르면 5월 유로지역 소비자심리지수는 마이너스(-) 18.8로 전월대비 3.2포인트 상승했다. 여전히 기준선(0)에 비해 크게 하락한 수준이지만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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