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지난 금요일 해외의 한 사모펀드 매니저가 보내온 메시지입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 이후 글로벌 자본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였는데, 이제 조심해야 할 시기가 왔다는 것이 그의 진단입니다.
그는 최근 보유 종목의 강세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돈을 더 맡기려는 고객들도 늘었답니다. 요새 잘 나가는 그가 왜 이처럼 긴장을 하는 걸까요.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서 미국과 유럽을 향한 선동과 거짓 정보가 유출되고 있다고 비판했고, 중국은 미국이 주장하는 코로나 책임론은 근거가 없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외교의 세계에서 보기 힘든 막말들이 오갑니다. '강 대 강' 대결입니다. 양국이 협력보다는 마찰로 방향을 잡았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베이징=AP/뉴시스]5월2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오른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박수를 치고 있다. 2020.05.22.
실제로 22일 홍콩 항셍지수는 5% 이상 폭락했고, 중국 CSI 300지수도 2% 넘게 떨어졌습니다. 이 여파로 우리 증시도 1% 이상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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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크게 낮아진 상황입니다. 각국이 서로 힘을 합쳐 경기를 부양해도 힘이 벅찬 상황에, 세계 경제 1, 2위 국가가 또다시 혈투를 벌일 것이라는 사실은 투자자에게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달러를 놓고 외환시장이 다시 출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화폐전쟁이 벌어지면 결국 피를 보는 것은 주변국들입니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 입니다. 중국은 이번 전인대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내놓지 못했습니다.
투자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각국 실물경제가 상상 이상의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정치적 이슈까지 '노이즈'로 끼어들어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는 "지금 시장이 호재에 민감하고 악재에 둔감하다"고 지적합니다.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주가를 밀어 올렸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은 언제든 '배신'으로 얼굴을 바꿀 수 있습니다.
드레먼 밸류 매니지먼트의 창립자인 데이비드 드레먼 회장은 저서 '역발상 투자'에서 "인간은 막대한 수익을 거머쥘 '확률'이 아니라 막연한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십 년간 주식투자를 통해 부를 일군 한 투자자의 조언이 생각납니다.
"투자할 때 앞이 잘 보이지 않으면 일단 쉽니다. 잘 달리는 것보다 얼마나 제대로 멈출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자산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