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을 국내로 돌려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유턴지원대책도 수도권을 찾는 기업엔 그림의 떡이다. 포스트 코로나19(COVID-19) 국면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선, 유턴 지원에 한해서라도 공장총량제 등으로 대표되는 수도권 규제를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기업이 해외 생산시설을 짓는 이유는 대개 시장개척 혹은 국내규제 회피다. 기업의 유턴을 촉진하기 위해선 적어도 규제회피로 인해 바다를 건너는 일은 줄여야 한다.
자연보전권역 규제, 공장의 신·증설 제한 규정을 조금만 완화해 주거나 반도체 등 수출주도기업 또는 최근 포스트 코로나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는 그린뉴딜 관련 기업의 등에 한정해서라도 제한적으로만 풀어만 줘도 효과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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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수도권 공장입지규제가 강해 일부 공장은 증축을 못 해 생산라인이 뒤틀어지기도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기업이 국내로 돌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생산성이나 인력은 효율에 따라 이뤄지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각종 수도권 규제를 이참에 대폭 완화해 기업과 공장의 신증설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경제가 활성화되고 고용이 늘어나면 그만큼 세수도 늘어난다. 이를 지방에 골고루 분배한다면 추가적인 고용창출과 경제 활성화, 지방의 세수 확보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도시 단위 경쟁력을 놓고 글로벌 경쟁을 하는 시대다. 2014년 기준 수도권은 우리나라 인구의 49.5%, ICT(정보통신기술) 사업체의 약 72.8%, ICT 종사자의 약 68.1%가 몰려 있는 대한민국의 경제 중심지다. 그동안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건 수도권의 풍부한 인프라 덕분이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수도권만 옭아매는 현재 규제 구조로는 그나마 지금껏 쌓아온 글로벌 경쟁력조차도 언제든 모래성처럼 사라질 수 있다. 이창무 교수는 "해외는 국가 간 경쟁이 결국 대도시권 경쟁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며 "대도시 간 경쟁인 시대에서 국가가 전체적으로 먹거리를 확대하지 않는 한 지방에 나눠줄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내에서도 이미 경쟁력 차이는 벌어질 대로 벌어졌다. 당장 행정구역상 서울·인천·경기 권역에 속해 도심과 동일한 수도권 규제를 받는 역차별도 존재한다. 경기 동부와 북부 등 일부 지역은 혁신도시를 포함한 지방 거점보다도 인구나 생산성에서 뒤떨어지지만 규제를 오히려 더 받는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는 경기도가 양평, 가평, 김포, 파주, 연천, 양주, 동두천, 포천 등을 수도권에서 제외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김은경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동북부는 다른 지방에 비해 상당히 낙후됐음에도 행정구역상 수도권 규제에 자연보존권역 규제까지 받는다"며 "코로나19 국면에서 기업의 유턴을 바란다면 친환경 혹은 IT 기업에 한해서라도 과감한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