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중순부터 클로로퀸 띄우기를 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미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해 전문가들이 클로로퀸을 복용하면 "심각한 심장병을 일으키고 죽음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한동안 잠잠해졌지만 다시 클로로퀸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한국도 썼다는데…" 머스크·폭스뉴스의 띄우기
/AFPBBNews=뉴스1
시작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창업자였다. 그는 지난 3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 보고서 링크를 올리고선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로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몇 시간 뒤 보수성향 언론인 폭스뉴스의 폭스비즈니스는 언론 중 처음으로 클로로퀸을 언급한다. 당시 출연진이었던 의사 마크 시겔은 또다른 후보 치료제였던 렘데시비르를 거론하면서 "매우 전망이 밝아보이지만, 당신이 모르는 걸 하나 더 말해보겠다"면서 "한국은 클로로퀸을 시도했었다. 우리가 관절염 치료에 쓰는 클로로퀸 또한 전망이 밝아보인다"고 했다.
지난 2월 한국에서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가 코로나19 1차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와 클로로퀸을 권고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그날 밤 머스크가 링크를 달았던 보고서의 저자인 그레고리 리가노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클로로퀸이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는 의사가 아닌 변호사였으며, 그가 쓴 보고서는 심지어 안과의사의 도움 아래 작성된 것이었다.
WP는 비슷한 시기에 미 대형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CEO(최고경영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클로로퀸 효과를 추적하기 위해 정부가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툴을 이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제안을 했다고도 전했다.
폭스뉴스는 계속해서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를 하기 시작했고, 이를 보던 트럼프 대통령이 클로로퀸을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19일 공식석상에서 이를 처음으로 꺼냈고, 그리고 21일에는 ‘신의 선물’, ‘게임체인저’ 같은 표현까지 하며 클로로퀸을 극찬한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미 보훈처가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클로로퀸을 투입한 결과 치료제를 투입하지 않은 환자들보다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24일엔 FDA에 심장병 등 위험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클로로퀸 홍보를 멈췄었다.
"전문가보다 친구 말 더 믿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클로로퀸을 칭찬했다고 한다. /AFPBBNews=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클로로퀸 복용 사실을 밝히면서 “여기 증거가 있다. 나는 많은 좋은 얘기들을 들었다”면서 “(클로로퀸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건, 트럼프의 팬이 아닌 사람들이 제시하는 연구 논문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WP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회의에서 뉴욕의 의사들과 주기적으로 대화했다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클로로퀸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클로로퀸을 극찬한 뒤 미국 내 처방은 100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전세계에서도 수요가 늘어나면서 세계 클로로퀸 공급의 70%를 차지하는 인도는 한때 해외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