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국고 13억 지원받고 장부엔 5억만 기재…8억은 어디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최근 불거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18년 통합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2016년부터 4년 동안 총 13억4000만여원을 국고보조금으로 받았지만 국세청 공시에는 5억3800만원만 신고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의연과 정대협은 여성가족부(여가부)와 교육부, 서울시에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3억4308만원을 받았다.

정대협은 2016년에는 교육부 출연기관인 동북아역사재단에서 1600만원을 받았다. 2017년에는 동북아역사재단의 2000만원과 여가부 1억원, 서울시 3000만원 등 총 1억5000만원을 받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 운영비 지원금과 전시 성폭력 관련 학술·국제 협력활동, 청년 교류 사업 등에 대한 보조금이었다.

2018년에는 여가부에서 위안부 피해자 보호 시설 운영비와 위안부 피해자 관련 국내 전시 비용으로 3억3000만원, 서울시에서 교육 자료 개발비로 1억원을 받아 총 4억3000만원을 보조받았다.

지난해에는 여가부와 서울시에서 총 7억4708만6000원이 지급됐다. 여가부에서 정의연 명의와 정대협 명의로 각각 6억900만원과 3000만원 등 6억3900만원을 받았다. 서울시로부터도 정의연 명의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2308만6000원)과 기림비 설치 비용(8500만원) 등 총 1억808만6000원을 받았다.

그러나 국세청에서 확인한 정의연의 공시 자료에는 2016~2018년까지 3년 간의 보조금 수익이 0원으로 기재돼 있다.

올해 공시된 지난해 회계 공시 자료에는 국고보조금 수익이 5억3796만원으로 적혀 있다. 약 2억원 정도가 누락된 셈이다.


정의연과 정대협이 통합하기 전 정대협도 올해까지의 보조금 수익을 0원으로 기재했다.

정부 국고보조금 지급 내역에 따르면 여가부와 동북아역사재단, 서울시 등에서 올해도 정의연과 정대협에 총 6억2200원이 지원된다. 올해 국고보조금 수익은 아직 회계 공시 대상이 아니다.

정의연과 정대협은 의무공시 공익법인이기 때문에 매년 회계 내역을 공시해야 한다. 이때 공익법인 회계 기준에 따르면 국고보조금은 '보조금 수익'으로 수령 내역이 정확히 기재돼야 한다.

이와 관련, 정의연 측에 국고보조금 수익이 회계 공시에 빠진 이유를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정의연은 일부 매체들에 "국세청 공시는 입력 과정의 일부 오류"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의연이 매주 수요일 주최하는 수요집회에 참석해 왔던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정의연이 성금을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며 정의연의 회계 내역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국세청은 지난 12일 정의연 회계장부에 일부 오류가 있다며 오는 7월 다른 문제가 있는 공익법인들과 묶어 재공시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