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프루덴셜생명 인수 '속도전'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0.05.1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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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자회사 편입 인가 신청…3분기 내 자회사 편입 완료 목표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 인수 완료를 위한 ‘속도전’에 나선다. 조만간 금융당국에 인수 승인을 신청하는 등 올 3분기까지는 자회사 편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돌출 리스크가 없는 한 금융당국 심사 문턱도 비교적 수월하게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프루덴셜생명 인수 '속도전'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달 하순 푸르덴셜생명 자회사 편입 인가 서류를 금융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달 10일 KB금융과 푸르덴셜생명 대주주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PIIH)가 SPA(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1개월여 만이다.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전개다.



KB금융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예외규정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은 아니다. 다만 금융지주회사법 17조에 따라 자회사 편입 승인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지주회사는 물론 편입되는 자회사의 재무상태 등이 건전한지 파악하기 위해 심사한다.

당국의 심사는 금융위가 금융감독원에 위임해 진행하며, 신청 접수 후 60일간 이어진다. 단, 여기에 심사 중단 또는 당국의 서류 보완 요구 기간은 포함되지 않는다.



실제 심사 기간은 얼마든지 연장될 수 있다. DGB금융지주는 2017년 12월 하이투자증권의 자회사 편입 인가를 신청했지만 박인규 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 영향으로 심사가 지연되면서 최종 승인까지 10개월 이상이 걸렸다.

KB금융은 지주사·은행은 물론 CEO(최고경영자) 역시 특별한 외부 리스크가 없는 만큼 비교적 순조로운 심사 절차가 이뤄질 것이란 게 시장의 평가다. 금융당국도 신청이 접수되면 재무건전성 등을 중심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한 당국자는 “예상 밖의 변수만 없다면 굳이 (심사를) 붙잡을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심사가 속도를 낼 경우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대한 금융당국 승인은 이르면 오는 8월까지 완료될 수 있다. 늦어도 올 3분기 내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의 자회사 편입과 딜 클로징이 마무리될 수 있을 전망이다. 자산총계 21조원의 업계 수위권 생명보험사 인수가 4개월 여만에 ‘속전속결’로 종결되는 셈이다.


KB금융의 속도전은 경영 안정성 확보를 위한 여러 측면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푸르덴셜생명의 실적이 그룹에 조기 반영돼 신한금융지주와의 ‘리딩금융’ 경쟁에 힘을 보탤 수 있다.

또 오는 11월20일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두 달여 전부터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이 본격화되는 만큼 회장 선임 시기와 푸르덴셜생명 인수 작업의 시기가 맞물려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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