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가전의 무덤 일본에서 'LG 스타일러' 일냈다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0.05.0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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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가전매장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LG 트롬 스타일러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일본의 한 가전매장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LG 트롬 스타일러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97,600원 ▲100 +0.10%) 의류관리기 스타일러가 '외산 가전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생활 필수가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지에서 코로나19(COVID-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특유의 꽃가루 시즌까지 겹치면서 스팀가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도쿄 일부 병원에 스타일러를 무상제공하며 앞으로 B2B(기업간 거래) 시장 확대도 예고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빅카메라와 요도바시카메라 등 일본 대형 가전양판점에서 LG 스타일러는 최대 8일동안 대기해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판매 호조를 띠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LG전자의 일본 내 스타일러 판매량이 전년대비 50% 이상 늘어난 것에 비춰 볼 때 올해도 큰 폭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LG 스타일러가 외산 브랜드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현지화 전략이다. LG전자는 최근 한국에서 시판 중인 스타일러에 없는 '가훈쇼'(花粉症·꽃가루(삼나무) 알레르기) 모드를 추가했다.

일본은 통상 국민 4명 중 1명(3300만명)꼴로 가훈쇼 증상을 앓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올해 꽃가루가 유난히 기승을 부렸기 때문에 스타일러를 찾는 소비자도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긴급사태를 한 달 연장하는 등 위생 관련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것도 스타일러 판매 증가를 도운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 유통업체들은 스타일러 렌탈 사업(1개월 1만1000엔, 12만6000원)에 속속 뛰어들며 외국산 가전 중 이례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LG전자 일본법인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지난달 말 도쿄 6개 병원에 스타일러를 무상 제공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설치를 원하는 병원에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츠지야 가족 클리닉의 츠지야 카나 원장은 최근 유튜브를 통해 "스타일러는 스위치 하나로 꽃가루와 진드기 등 각종 알레르기 물질을 줄일 수 있다"며 "위생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자들에게 좋다"고 전했다.


일본 가전 업체 중 스타일러와 비슷한 의류관리기를 내놓은 곳은 아직 없다. LG전자가 국내외에 등록한 스팀 특허가 1000건이 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7년 일본 시장에 처음 출시한 스타일러는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스타일러를 중심으로 '올레드 TV' 등 LG전자의 다른 가전의 판매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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