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술진 파견은 삼성과 외교부가 공조해 중국 정부를 적극 설득했기에 가능했다. 그만큼 삼성의 현지 투자가 양국 모두에게 절실한 것으로 이를 계기로 앞으로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등 다른 한국 기업들의 직원 파견도 가능할 수 있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사진=머니투데이DB
이번에 파견되는 기술진은 중국 산시성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 작업에 투입된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6일 비자·거류허가를 가진 외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한국 정부에 대한 사전 통보 없이 이뤄져 많은 한국기업들이 난감해 했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총 150억 달러(약 18조2500억원)를 투입하는 시안 공장 증설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하지만 삼성과 외교부는 끈질긴 노력 끝에 '예외사례'를 만들어냈다. 중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엔지니어들의 코로나19 검사 결과 등 각종 서류를 중국 정부에 보내고 수일간 협상 끝에 입국 허가를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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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이번 인력 투입으로 시안 반도체 공장 증설에 본격 속도를 낼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삼성과 함께 중국 정부를 설득하는 데 끈질기게 노력했다"며 "입국허용의 당위성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삼성 이후 SK, LG 등 국내 주요 기업 추가 입국할 듯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일행이 지난해 12월 중국 산시성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리 총리는 이날 반도체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강화 의사를 시사했다. 2019.10.15
중국 정부는 여전히 강력한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중이다. 한국 기업 인력의 대규모 비자를 승인한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에 입국하는 삼성전자 기술진은 중국 입국 후 건강 상태에 따라 7~14일간 격리된다. 이를 감안하면 이르면 27일부터 업무에 본격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44년만에 최저 수준(GDP·국내총생산 –6.8%)으로 떨어졌다. 중국 내에서는 경제 정상화를 촉구하는 의미의 '복공복산'(復工復産)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리커창 총리가 지난해 10월 시안 반도체 공장을 시찰한 만큼 중국 정부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해외 기업들이 운영하는 공장 정상화 지원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톈진, 쑤저우 공장을 비롯해 SK하이닉스 (170,600원 ▼9,200 -5.12%)(우시)와 LG디스플레이 (10,280원 ▲40 +0.39%)(광저우) 등 국내 주요 기업 필수인력에 대한 추가 입국 허용 가능성도 높아졌다.
현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현재 인력 부족과 물류 차질, 원자재 수급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삼성의 중국 입국 이후 우리 기업들의 숨통이 어느 정도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해외 공장 풀가동 총력삼성전자에 앞서 LG디스플레이 엔지니어 290여명이 중국의 외국인 입국조치 제한 직전인 지난달 26일 전세기를 타고 광저우에 들어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베트남에 350여명을 급파했고 LG화학도 이달 17일 200여명의 인력을 폴란드 정부와 협의해 전세기로 파견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해외 공장 정상 가동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