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코스피, 또 개미만 샀다…무려 1.7조 '역대 최대'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5.0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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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미중 갈등' 조짐 1900선 붕괴, 외인·기관은 순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머니투데이DB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머니투데이DB


국내 증시는 지난주 연휴 기간 쏟아진 대외적 악재에 하락 마감했다. 그동안 소강상태였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재개 움직임과 코로나19(COVID-19) 여파를 고스란히 반영한 경제지표가 속속 나오기 시작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개인 순매수 1조…4거래일만에 1900선 붕괴
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19포인트(2.68%) 내린 1895.37로 마감했다. 4거래일 만에 1900선을 내줬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2% 넘게 하락했다. 이후 개인의 매수세에 하락폭이 줄었지만, 장 막판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도에 크게 하락했다.



개인은 이날 1조6978억원을 순매수했다. 2011년 8월 11일(1조5559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도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450억원, 8048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전 거래일 2349억원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전환했다.

업종별로는 화학, 철강금속, 전기전자 등 경기민감주가 2~3%대 하락률을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지표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이로 인한 여파가 주가에 반영됐다.



코스닥지수는 0.51%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에이치엘비 (110,100원 ▲500 +0.46%)(1.04%), 셀트리온제약 (89,900원 ▼800 -0.88%)(1.98%), 알테오젠 (173,700원 0.00%)(25.27%) 등 바이오주만 상승 마감했다.

미·중 무역분쟁 재개 조짐…"美 실업률에 촉각"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재개될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중국의 책임이 크다며 "보상을 받기 위해 1조달러(약 1200조원) 상당의 (추가)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트럼프 대통령 측근까지 가세해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인 인민일보와 환구시보는 이같은 미국 정부의 주장에 증거없는 거짓말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지난 1월 15일 1단계 무역합의로 소강상태였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악화된 경제지표도 부담이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41.5로 전월대비 7.6포인트 급락했다.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이두언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4월실업률(U3)은 16%, 2분기 중 최대 33%까지 급증할 수 있다"며 "실업률 상승은 민간소비의 추가 하락을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반등 지속의 요건은 코로나19 사태 해결"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증시가 본격적인 반등에 나서기 위해서는 그동안 변동성을 키워온 코로나19의 확실한 사태 해결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부양책이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벙책 기대감에 의한 증시 부양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증시가 반등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 둔화 △치료제 개발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현재 단기적으로 주가를 움직이는 것은 항공 수요나 코로나19 확진자 수처럼 매일 집계되는 수치들"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 치료제가 반드시 나와야 증시 안정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포스트 코로나19에 따른 움직임에 관심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펀더멘털 부진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후 변화될 산업구조 재편에 맞춘 수혜업종을 선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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