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서울시티클럽 컨벤션홀에서 열린 신라젠 기자ㆍ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8.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서정식)는 지난달 27일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오전 9시30분쯤 시작된 조사는 14시간 가량 진행 돼 밤 11시30분쯤 끝났다.
문 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신라젠의 항암 치료제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이 공시되기 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보유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한 의혹을 받는다.
이 중 문 대표가 차지한 지분 매각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문 대표는 지난 2017년 12월28일부터 2018년 1월3일까지 3차례에 걸쳐 156만2844주를 8만4000원대에 장내매도 방식으로 팔아 약 1325억원을 현금화했다.
신라젠은 2017년 하반기부터 펙사벡 임상 시험 소식이 알려지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는 등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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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임원과 특별관계자들이 신라젠 지분을 대량매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주가가 요동쳤고 임상 중단 사실이 공개되면서 폭락했다.
신라젠은 2017년 11월 15만원선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 1만2000~1만3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문 대표는 2014년 3월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무자본으로 350억원 상당의 신라젠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회사 지분을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를 받는 이용한 신라젠 전 대표(왼쪽)와 곽병학 전 신라젠 감사가 1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2020.4.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검찰은 이 전 대표와 곽 전 감사를 구속한지 나흘만인 지난달 21일 신라젠 서울 사무실와 문 대표의 자택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지난해 8월에도 부산 본사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신라젠은 최근 제기된 '검찰·언론 유착 의혹 사건'에서도 거론되고 있어 이번 수사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MBC는 지난 3월 채널A의 한 기자가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대리인 지모씨와 접촉한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는 채널A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앞세우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신라젠과 관련해 비위를 저지른 사실을 털어놓으라'고 압박했다는 의혹이 담겼다.
검찰은 채널A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달 28일 압수수색에 나섰다. 취재와 관련된 검찰의 언론사 압수수색은 1989년 이후 31년 만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검찰은 지난 1일 강압적 취재 대상으로 지목된 이철 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소환조사를 진행하는 등 관련 수사를 이어나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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