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경제도 감염…4월 바닥찍고 반등?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유선일 기자 2020.04.29 11:37
글자크기
지난 2월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시장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지난 2월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시장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코로나19가 경제도 감염시켰다.

대면접촉을 기피하는 소비패턴의 변화가 지난달인 3월 소비를 전반적으로 위축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생산은 역대 최대폭 감소를 보였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경기를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쓰지만 역부족이다.

더 큰 문제는 4월이다.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미국·유럽 등 주요 수출국의 경기 침체 영향이 국내까지 밀려 들어온다. 다만 다음 달부터 생활방역체제로 전환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완화하고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자동차만 선방한 생산과 소매판매
29일 통계청의 '2020년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월비 0.3% 감소했다. 광공업은 4.6% 증가했으나 서비스업이 4.4% 줄었다.



광공업생산은 자동차(45.1%), 전자부품(12.7%) 등이 많이 늘었다. 전자부품은 중국업체의 생산 차질에 따른 국내 LCD, OLED 등 디스플레이패널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업생산은 금융·보험이 2.6% 증가했으나 숙박·음식점(-17.7%), 운수·창고(-9.0%) 등에서 감소폭이 컸다. 서비스업 생산 감소폭은 역대 최대다.

소매판매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대면접촉 기피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라 1.0% 줄었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는 4.4% 줄고 의복 등 준내구재는 11.9% 줄었다. 승용차 등 내구재만 14.7% 늘었다.

생산과 소비의 감소폭이 적었던 것은 자동차의 영향이다. 2월 중국발 부품수급 문제를 겪었던 자동차산업이 기저효과와 함께 3월부터 시작된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를 누렸다. 자동차 소매판매는 54.3% 늘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승용차 소매판매가 2월에 22.3% 감소했던 영향이 있다"며 "자동차를 제외한 3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6.1% 감소하는 등 여전히 코로나19의 소매판매에 대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이후 첫 주말을 맞은 26일 서울 중구 명동 롯데백화점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 사진=이영민 기자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이후 첫 주말을 맞은 26일 서울 중구 명동 롯데백화점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 사진=이영민 기자
코로나 경제위기 4월이 피크…5월부터 반등할까
3월보다 4월에 더 큰 경제 충격이 올 전망이다. 자동차의 '반짝 특수'효과를 제외하면 광공업생산지수 역시 마이너스다. 이번달에는 기저효과도 누리지 못한다. 경기 선행지수 중 장단기금리차와 수출입물가비율을 제외한 항목들이 모두 마이너스다. 특히 경제심리지수(-9.7포인트)와 건설수주(-12.8%)의 감소폭이 크다.



안형준 심의관은 "지난달 코로나19의 영향이 산업동향을 압도하는 상황이 나타났지만 아직 미국, 유럽 등 해외요인이 나타나진 않은 상황"이라면서 "4월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봉쇄 영향이 제조업 수출과 생산에 더 크게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5월에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면 서비스업과 소매판매가 증가할 것"이라며 "재난지원금 등 정책효과도 5월에 순차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경기지수는 금융위기 이후 최악
투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비교적 안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기계 등 기계류(8.1%), 자동차 등 운송장비(7.2%)에서 모두 늘어 전월비 7.9%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건축(2.4%), 토목(3.2%) 모두 공사실적이 늘어 전월비 2.6% 증가했다.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현재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비 1.2포인트 떨어지며 2008년 12월(-1.2포인트) 이후 11년 3개월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미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6포인트 떨어지며 2008년 2월(-0.6포인트) 이후 12년 1개월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가 소비·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미친 악영향이 향후 글로벌 수요위축에 따라 수출 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 위축 등으로 4월부터 수출 부진이 본격화되며 광공업 생산 등에 영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발표된 특단의 대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경제 중대본을 중심으로 경제상황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하고 범정부적 역량을 모아 경제 위기 극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