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 소속 관계자들이 지난 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두산타워 앞에서 '희망퇴직 및 구조조정 철회 촉구'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두산그룹은 지난 13일 마련한 자구안에 대해 채권단과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해 다시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와 발전 시장 회복이 지연되더라도 두산중공업이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출 수 있도록 자구노력을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각 사별로 이사회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유상증자,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이 올해 갚아야 할 빚은 4조2000억원이다. 2조4000억원 규모의 채권단 지원에 대한 그룹의 3조원 규모 자구안을 제외한 나머지는 추후 예상된 시중은행 차입 연장 등으로 충당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구노력의 핵심은 자산매각이다. 앞서 그룹은 매각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한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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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로 드러난 매물은 일단 계열사 두산솔루스다. 그룹 최상위 지배사 ㈜두산이 약 17%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약 44%다. 총 지분율이 약 61%다.
당초 지분의 51%와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였지만, 지분 전체 매각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가액은 6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그룹은 그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매각과 함께 최상위 지배사 ㈜두산과 그룹 대주주는 두산중공업 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대주주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배당 및 상여금을 받지 않고 급여를 대폭 반납키로 했다. 두산그룹 대주주는 지난 3월 말 긴급운영자금 요청 시 채권단에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그룹 관계자는 "증자, 자산매각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이사회 등 절차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다. 미래 혁신기술 사업에 역량을 집중키로 하고 가스터빈 발전사업,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두 분야를 사업 재편의 큰 축으로 세웠다.
지난해 세계 5번째로 독자개발에 성공한 한국형 가스터빈은 현재 성능시험 중이며 실증화 작업을 거쳐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세계 가스터빈 발전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97조원이며, 2035년엔 이보다 2배 큰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아울러 풍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기존 사업을 확대하면서 친환경 수력발전사업, 태양광 사업 등을 추진하고 수소 생산 및 액화 등 수소산업에도 진출키로 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을 조기에 정상화시켜 채권단 지원 자금을 신속히 상환할 것"이라며 "수출과 내수 진작을 통해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기업 본연의 역할을 다하도록 대주주 및 전 임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