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70년 난제 '준-페르미 준위 분리 현상' 풀었다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2020.04.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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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소자 내 발생 전압 강하 기원 원자 수준에서 규명

국내 연구진이 70년 난제로 꼽히던 준-페르미 준위 분리 현상의 원자 수준 규명에 성공했다.

카이스트(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용훈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반도체 소자 동작의 기원인 준-페르미 준위(quasi-Fermi level) 분리 현상을 제1 원리적으로 기술하는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제1 원리적인 방법'이란 실험적 데이터나 경험적 모델을 사용하지 않고 슈뢰딩거 방정식을 직접 푸는 양자역학적 물질 시뮬레이션 방법이다.



김용훈 KAIST 교수 연구팀이 새롭게 개발한 제1 원리 이론을 기반으로 슈퍼컴퓨터 계산을 수행해 전압이 인가된 나노 반도체 소자 채널 내 '준-페르미 준위 분리 현상'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나노 스케일에서의 비선형적인 전압 강하 현상까지 설명, 차세대 나노 반도체 소자 전산 설계의 방향을 정립했다./자료제공=KAIST김용훈 KAIST 교수 연구팀이 새롭게 개발한 제1 원리 이론을 기반으로 슈퍼컴퓨터 계산을 수행해 전압이 인가된 나노 반도체 소자 채널 내 '준-페르미 준위 분리 현상'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나노 스케일에서의 비선형적인 전압 강하 현상까지 설명, 차세대 나노 반도체 소자 전산 설계의 방향을 정립했다./자료제공=KAIST


비평형 상태의 나노 소자 내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전압 강하의 기원을 새로운 이론 체계와 슈퍼컴퓨터를 통해 규명한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다양한 첨단 반도체 소자의 분석 및 차세대 나노 소자 개발을 위한 이론적 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주호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 4월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준-페르미 준위 분리(quasi-Fermi level splitting)'는 195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쇼클리'가 1949년 반도체 물리 이론 정립 초기에 도입한 개념이다.

반도체 p-n 접합 다이오드, 전자-정공 재결합, 태양전지 등을 정성적으로 설명하는 반도체 소자 이론에 있어 핵심적인 기본 개념이다.

하지만 70년이 지난 현재까지 실험·이론적인 한계로 인해 원자 수준에서 준-페르미 레벨 분리 현상이 명확히 규명된 바는 없었다.


연구팀은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후보군으로 주목 받는 단일분자 소자에서, 나노미터 길이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전압 강하 현상을 최초로 규명해냈다.

특히 전도성이 강한 특정 나노 전자소자에 대해 비 선형적 전압 강하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이 준-페르미 준위 분리 현상임을 밝혔다.

김용훈 교수는 "이런 연구 성과는 (우리 연구팀이)다년간에 걸쳐 새로운 반도체 소자 제1 원리 계산 이론을 확립하고 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했기에 가능했다" 며 "이는 외산 소프트웨어에만 의존하던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차세대 나노소자 전산 설계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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