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인·뉴욕증시 랠리…1900넘은 코스피 더 오를까?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4.1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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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전망]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7.46p(3.09%) 상승한 1,914.53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6p(1.82%) 상승한 634.79, 원·달러 환율은 10.80(0.88%)원 하락한 1,217.9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0.4.17/뉴스1(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7.46p(3.09%) 상승한 1,914.53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6p(1.82%) 상승한 634.79, 원·달러 환율은 10.80(0.88%)원 하락한 1,217.9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0.4.17/뉴스1


코로나19(COVID-19) 종식 기대감과 경제 활동 재개 가능성에 이번 주 증시는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지난 금요일 외국인이 한달여 만에 유의미한 순매수세를 보인 것도 본격 반등 국면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뉴욕 증시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이틀 연속 랠리를 펼쳤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704.81포인트(2.99%) 뛴 2만4242.49로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사태로 주가 폭락이 본격화된 지난달 3월10일 이후 최고치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75.01포인트(2.68%) 오른 2874.5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117.78포인트(1.38%) 상승한 8650.14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도 지난 17일 외국인이 3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면서 191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지난달 5일 이후 31거래일 만으로, 기록적인 투매가 멈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국인들은 특히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 삼성전기 (151,700원 ▼2,500 -1.62%), 삼성SDI (431,000원 ▼10,500 -2.38%) 등 시총 상위 IT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렘데시비르' 효과…韓·美 증시 강세
한국과 미국 증시가 동반 상승한 것은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를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여파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양국 증시가 모두 상승했다.

(성남=뉴스1) 조태형 기자 =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2020.2.28/뉴스1(성남=뉴스1) 조태형 기자 =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2020.2.28/뉴스1
미국 의학전문매체 '스탯뉴스'에 따르면 시카고대에서 현재 진행 중인 3단계 임상실험 결과,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들 대부분이 렘데시비르 투약 이후 열과 호흡기 증상이 빠르게 완화돼 1주일도 되지 않아 퇴원했다.


미국 일부 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3단계 경제정상화 가이드라인(지침)에 따라 셧다운 완화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전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영향권에서 차츰 벗어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음 주 주요 경제지표 발표…GDP 역성장 불가피
이제 시선은 외국인이 다음 주에도 순매수세를 이어갈지, 1900선을 탈환한 증시가 반등을 지속할지에 쏠린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월 코스피 지수대는 2200선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활동이 멈추면서 많은 기업들이 상흔을 입은 상황이다. 시장의 적정 밸류에이션이 2200이 아닌, 1900선일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돌아온 외인·뉴욕증시 랠리…1900넘은 코스피 더 오를까?
다음주 발표 예정된 주요 경제 지표들이 증시 향방에 대한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오는 23일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발표될 지표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마이너스 성장세는 불가피하겠지만, 그 폭이 얼마나 될 지가 중요하다.

김예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발표될 1분기 GDP는 전년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마이너스 성장은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악화하는 수출도 증시 상승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3월 한국 수출액은 469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4월 초(1~10일) 수출액이 약 2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코로나19 타격이 4월에 집중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기업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다.

(인천=뉴스1) 구윤성 기자 =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인천=뉴스1) 구윤성 기자 =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1900선 회복한 증시…더 오를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1900선을 회복한 만큼 앞으로는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낙폭 과대에 따른 무조건적인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지수대로 올라왔다는 판단에서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3월 증시 급락 후 낙폭을 절반 이상 만회했지만, 상반기 기업 실적 부진을 확인하는 과정이 남았기 때문에 추세적 상승을 낙관하긴 어렵다"며 "2020년 코스피 기업의 순이익 전망은 연초 117조원에서 현재 97조원으로 약 17% 하락했지만, 이익조정비율(Revision Ratio)은 45%까지 하락해 전례없이 낮은 수치를 기록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익조정비율은 예상 EPS(주당순이익)에 선행하는 지표인만큼, 앞으로 기업 실적이 더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4주간 12개월 예상 PER(주가상승비율)는 10.7배로 이미 이전 고점인 11.4배에 육박했다"며 "지금부터는 저PER에 따른 무차별 업종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고, 글로벌 성장 트렌드를 고려해 업종과 종목을 차별화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돌아온 외인·뉴욕증시 랠리…1900넘은 코스피 더 오를까?
앞으로는 차별화 장세…주목할 업종은
주목받을 종목으로는 이익과 배당 안정성이 높은 기업, 코로나19 수혜가 가능하거나 타격이 적었던 기업이 주로 꼽힌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레벨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코로나19 2차 확산만 나타나지 않는다면 증시는 상승 방향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지금은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지수의 상승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19 수혜 업종에 대한 관심을 확대할 때"라고 진단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언텍트 수혜주(Amazon, Netflix)와 전기차(Tesla) 등 코로나 국면에서도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들이 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무차별적인 낙폭 과대주보다 실적과 모멘텀이 담보된 기업 발굴이 필요하고, 앞으로 유동성 장세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유입될 수 있는 낙폭과대 업종 대표주와 언택트 수혜주, 미중 소비 회복 수혜주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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