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업급여 신청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8천982억원으로, 작년 동월(6천397억원)보다 2천585억원(40.4%) 급증했다. 지난 2월 세운 역대 최대 기록(7천819억원)을 한 달 만에 경신했다. 2020.4.13/뉴스1
두 통계 모두 코로나19(COVID-19) 여파가 고용 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통계에 담긴 숫자들은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떠오르게 했다. 고용부가 정부 입장을 전달하는 '메신저'의 체급을 한층 높인 건 이런 점을 감안해서다. 평시가 아닌 전시로 고용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판단이다.
폐업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실업자는 구직급여 수급자의 2배인 120만명을 웃돌 전망이다. 과거 시계열을 보면 실업자가 구직급여 수급자보다 2배 이상 많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수치는 오는 17일 통계청 3월 고용동향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99년부터 현재 기준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실업자가 가장 많았던 때는 같은 해 6월(148만9000명)이다.
가라앉는 경기…뒤이어 고용도 위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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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코로나19가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고용보험 가입자보다 일용직, 특고 등 미가입자와 영세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중심으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기 후행 지표인 고용은 앞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고용에 앞선 지표들은 경기가 가라앉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2월 생산, 소비, 설비투자는 모두 전월 대비 큰 폭으로 뒷걸음질쳤다. 지난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4를 기록,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52) 이후 최저였다.
세계 경제까지 동시에 위축되고 있어 수출 국가인 한국의 경기 전망은 더 어둡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9일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도 달성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지난 2월만 해도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은 2.1%였다.
"코로나19 잠잠해져야 경기·고용 반등"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브리핑실에서 3월 노동시장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고용부는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25만 3000명 증가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서비스업과 여성, 60세 이상, 청년 중심으로 증가폭이 둔화하거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구직급여 신청자는 업무일 증가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노동시장 충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2020.4.13/뉴스1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경제 성장률이 2분기에 저점으로 예상되는데 고용은 그보다 뒤인 하반기에 가장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유럽 공장은 셧다운을 한 반면 중국 경기선행지표인 제조업구매자관리지수는 지난달 원상복귀했는데 코로나19가 잦아들어야 경기, 고용이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리세션(불황)이 진행되다 보면 한국도 내수 침체, 해고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위기 때 먼저 무너지는 중소기업, 하청업체,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