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실업자 최소 120만명…"하반기 가장 어렵다"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기성훈 기자 2020.04.1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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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엄습하는 실업대란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실업 대란' 우려가 엄습하고 있다. 고용시장 한파에 '고용지표' 둔화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있다. 고용보험 안전망 밖의 영세 자영업자, 특수고용직 노동자 등은 더 극심한 위기에 놓였다. 현재 국내 고용시장을 진단하고 다양한 정책 대응방안을 모색해봤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업급여 신청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8천982억원으로, 작년 동월(6천397억원)보다 2천585억원(40.4%) 급증했다. 지난 2월 세운 역대 최대 기록(7천819억원)을 한 달 만에 경신했다. 2020.4.13/뉴스1(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업급여 신청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8천982억원으로, 작년 동월(6천397억원)보다 2천585억원(40.4%) 급증했다. 지난 2월 세운 역대 최대 기록(7천819억원)을 한 달 만에 경신했다. 2020.4.13/뉴스1


13일 '3월 고용보험 가입자 및 구직급여 통계' 발표를 위해 카메라 앞에 선 건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었다. 매달 나오는 '달력형 지표'다 보니 그동안 담당 과장이 하던 브리핑이었다. 임 차관은 지난달 31일 '2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도 전면에 나서 설명했다.

두 통계 모두 코로나19(COVID-19) 여파가 고용 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통계에 담긴 숫자들은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떠오르게 했다. 고용부가 정부 입장을 전달하는 '메신저'의 체급을 한층 높인 건 이런 점을 감안해서다. 평시가 아닌 전시로 고용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판단이다.



3월 실업자 120만명 넘을 듯
폐업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폐업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은 이제 시작 단계다. 지난달 구직급여 수급자가 60만800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나 아직 직원을 내보내지 않고 버티고 있는 기업, 자영업자가 많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사업주에 인건비(휴업수당) 일부를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급증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업장이 고용 유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우선 구직급여 수급자가 전체 실업자의 절반만 보여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구직급여는 전체 취업자의 55%인 고용보험 가입자가 받을 수 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고), 프리랜서 등 나머지 45%는 직장을 잃어도 구직급여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실업자는 구직급여 수급자의 2배인 120만명을 웃돌 전망이다. 과거 시계열을 보면 실업자가 구직급여 수급자보다 2배 이상 많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수치는 오는 17일 통계청 3월 고용동향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99년부터 현재 기준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실업자가 가장 많았던 때는 같은 해 6월(148만9000명)이다.

가라앉는 경기…뒤이어 고용도 위축 불가피
3월 실업자 최소 120만명…"하반기 가장 어렵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코로나19가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고용보험 가입자보다 일용직, 특고 등 미가입자와 영세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중심으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기 후행 지표인 고용은 앞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고용에 앞선 지표들은 경기가 가라앉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2월 생산, 소비, 설비투자는 모두 전월 대비 큰 폭으로 뒷걸음질쳤다. 지난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4를 기록,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52) 이후 최저였다.



세계 경제까지 동시에 위축되고 있어 수출 국가인 한국의 경기 전망은 더 어둡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9일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도 달성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지난 2월만 해도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은 2.1%였다.

"코로나19 잠잠해져야 경기·고용 반등"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브리핑실에서 3월 노동시장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고용부는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25만 3000명 증가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서비스업과 여성, 60세 이상, 청년 중심으로 증가폭이 둔화하거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구직급여 신청자는 업무일 증가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노동시장 충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2020.4.13/뉴스1(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브리핑실에서 3월 노동시장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고용부는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25만 3000명 증가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서비스업과 여성, 60세 이상, 청년 중심으로 증가폭이 둔화하거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구직급여 신청자는 업무일 증가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노동시장 충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2020.4.13/뉴스1
미국, 유럽연합 등이 저마다 내수부양책을 내놓고 있긴 하다. 하지만 부양책을 통한 경기, 고용 반등은 쉽지 않다. 코로나19가 잠잠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경제 성장률이 2분기에 저점으로 예상되는데 고용은 그보다 뒤인 하반기에 가장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유럽 공장은 셧다운을 한 반면 중국 경기선행지표인 제조업구매자관리지수는 지난달 원상복귀했는데 코로나19가 잦아들어야 경기, 고용이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리세션(불황)이 진행되다 보면 한국도 내수 침체, 해고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위기 때 먼저 무너지는 중소기업, 하청업체,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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