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서울 도심이 한산하다. 2020.3.8/뉴스1
이 가운데 엔씨소프트 (179,700원 ▲1,500 +0.84%)는 단연 돋보이는 종목이다.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20%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연초 대비 15%가량 빠진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익률이다.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지난달 19일에는 장중 50만4000원까지 떨어지긴 했으나, 채 한 달도 안 돼 29% 가까이 회복했다.
"집에 있으면 다 게임한다"…전세계 게임 트래픽 7~80% 급증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8일 서울 종로구 아라아트센터열린 넷마블문화재단 게임아카데미4기 전시회 '미래의 꿈, 게임에 담다' 展 오프닝 행사에서 한 학생이 휴대용 게임기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2020.1.8/뉴스1
미국에서도 온라인 트래픽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는데, 특히 게임 분야의 이용량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과 케이프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미국 주요 분야별 주간 트래픽 증가율은 게임 75%, 웹 트래픽 20%, 비디오 스트리밍 12% 등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모바일 게임 총 다운로드 수는 지난해 평균 대비 약 80% 급증했고, 국내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도 약 35% 늘었다.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의 시청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트위치 시청률은 전주 대비 10%, 유튜브는 15%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과거 경험에 비춰봤을 때도 경기 침체 시 게임 산업은 타 업종에 비해 성장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글로벌 GDP(국내총생산)은 5.2% 하락했지만, 게임산업은 2년 연속(2008년 8.1%, 2009년 4.9%) 성장세를 지속했다. 닷컴 버블 붕괴가 이뤄진 2001년에도 1.1% 성장해 글로벌 GDP 성장률(-0.7%)을 웃돌았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불황, 전염병 발생 등으로 내부 활동이 증가하고 성장이 둔화하는 기간에 게임 산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활동 침체기에 간편하고 저렴한 엔터테인먼트인 게임 이용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20년째 효자 '리니지'…리니지M·2M 매출 비중 78%
두 게임 모두 출시하자마자 각종 순위를 석권하며 '대박'을 쳤다. 2017년 6월 출시 2일만에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1위를 달성한 리니지M은 2년 5개월동안 이를 유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어 지난해 12월 리니지2M 출시 4일만에 리니지M은 구글 플레이 매출 1위 자리를 '바통 터치'했다. 이후 리니지2M은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97% 늘어난 7052억원, 영업이익은 249% 증가한 2778억원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리니지M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을 2024억원(일 평균 22억원), 리니지2M은 3496억원(일 평균 38억원)으로 추정했다. 두 게임의 매출 비중은 각각 28.7%, 49.6%를 차지한다. 둘을 합치면 무려 78.3%에 달한다.
리니지2M 출시 이전만 해도 두 게임 간 '동족상잔'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었으나, 이는 크지 않았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7일 리니지2M 출시 당일부터 지난 1월 22일까지 리니지M 이용자는 12만명에서 10만명으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 기간 리니지M 일 평균 매출은 20억원대로 유지됐다.
주 이용자 층이 40대 이상 중장년층이라는 점도 매출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리니지2M의 이용자 가운데 '40대 이상'이 56.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구매력 있는 이용자들이 실내 체류 및 개인 여가시간 확대로 매출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게임 이용 증가세가 대형·상위 게임 위주로 이뤄진다는 점도 호재다. 이진만 연구원은 "외부 활동 감소 기간 대형 유저 기반과 커뮤니티 가진 상위 온라인 게임으로의 상대적 쏠림 효과를 확인했다"며 "모바일게임도 상위 인기 게임 매출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의 월 평균 일매출액은 1월 37억원에서 3월에는 40억원 수준까지 상승했는데, 이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에서의 굳건한 지위와 코로나19 영향 등에 따른 이용자 증가 및 사용시간 증가 등의 영향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4분기 일본 수출 노린다…신작은 지연될 수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 사진제공=엔씨소프트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리니지M은 특수성 때문에 국내 및 대만에서만 성과를 냈지만 리니지2M은 대중성을 겸비하고 있어 하반기와 내년으로 이어지는 해외지역 확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신작 출시가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인다. 코로나19로 인한 전사 유급휴가, 4일 근무제 실시 등으로 인해 신작 개발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리니지IP의 흥행 사이클이 매우 튼튼하다는 점 역시 신작 출시에 서두르지 않아도 될 이유이기도 하다.
정호윤 연구원은 "국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모바일게임 핵심 장르인 MMORPG 시장에서 1등 사업자의 지위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IP 기반의 신작 이외에도 PC·콘솔 신작 및 해외 사업부에서의 결과물 등 다양하게 보여줄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외인이 사랑한 엔씨…코스피 17조 팔때 엔씨 1200억원 샀다
리니지2M 대표 이미지 / 사진제공=엔씨소프트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겪은 지난달에는 외국인의 투매가 이어졌으나, 회복세를 보인 이달 들어서는 다시 매수세로 돌아섰다. 지난 한주(4월6일~10일) 외국인은 엔씨소프트 주식을 229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이는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 삼성바이오로직스 (771,000원 ▼4,000 -0.52%), LG화학 (403,500원 ▼1,500 -0.37%), SK하이닉스 (173,200원 ▼400 -0.23%), 스튜디오드래곤 (42,850원 ▲350 +0.82%)에 이어 6번째(ETF 제외)로 많았다. 같은 기간 외인은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는 7669억원을 순매도했다.
현재 주가(10일 종가 65만원)는 저점(50만4000원) 대비 29%가량 올랐으나, 2월 말~3월 초 당시 고점과 비교하면 투자 매력이 있는 수준이다. 이진만 연구원은 "주요 매수 주체이던 외국인의 투매 등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16.3배 수준"이라며 "리니지M 매출 정점 기록 당시 PER 20배 초중반까지 상승했고, 20배 초반의 글로벌 동종업체의 PER 수준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