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좋다는데"···캐피탈 전유물, 중고차금융 넘보는 카드사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0.04.14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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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삼성·KB 등 대형사 위주 진출 본격…신차대비 중고차금융 수익성 '굿'

"수익성 좋다는데"···캐피탈 전유물, 중고차금융 넘보는 카드사


‘신차는 카드사, 중고차는 캐피탈사’라는 자동차금융(오토할부·오토론·오토리스) 공식이 깨지고 있다. 대형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중고차 시장 영역 진출이 활발해진 탓이다. 중고차금융의 수익성이 신차보다 좋아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이 필요한 카드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3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충남권 최대 중고차 매매단지로 조성되고 있는 ‘오토메카in천안(오토메카인천안)’과 할부금융 제공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신한카드는 앞으로 오토메카인천안의 중고차 거래 고객에게 자동차할부금융 상품을 판다.



카드사가 중고차매매단지와 금융서비스 제휴 협약을 체결한 건 처음이다. 전국 270여개의 중고차매매단지들은 그동안 대부분 대형캐피탈사와 제휴를 맺어왔다.

신한카드는 앞으로도 중고차관련 금융 사업 영역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의 중고차금융 취급액도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7년 39.9%, 2018년 92.8%, 2019년 46.8%씩 각각 늘었다. 신한카드가 지난달 현대캐피탈로부터 장기렌터가 자산 5000억원 규모를 인수한 것도 중고차금융 사업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KB국민카드의 중고차금융 사업 확대도 활발하다. KB국민카드는 1월 서울 강서구에 중고차 할부금융 특화 영업점 ‘오토(AUTO)금융센터’를 개소했다. 중고차 매매부터 할부금융까지 원스톱으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점이다. KB국민카드는 오토금융센터를 전국 주요 거점 도시별로 설립할 방침이다.

개인간 중고차 거래 시 결제플랫폼을 통해 신용카드 결제와 함께 차량 정보 조회, 정비사 동행 차량 점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간 중고차 거래 카드 안전결제 서비스’도 오는 10월 선보인다.

2017년말부터 온라인으로 중고차 매물을 검색하고 금융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 ‘다이렉트 오토 중고차’를 운영해온 삼성카드도 중고차금융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인천 지역 대규모 중고차 매매단지인 ‘엠파크’와 삼성카드 리스·렌터카 반납 차량의 위탁 판매 대행 제휴를 맺었으며, 김포·부천·울산에서 중고차 매매단지를 운영하는 오토매니지먼트와도 제휴했다.


대형 카드사 외에도 우리카드 역시 중고차금융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며, 하나카드는 2월 중고차 구독 서비스 영역을 개척 중인 ‘트라이브’ 고객들이 이용 가능한 ‘트라이브 애니 플러스 카드’를 출시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중고차금융 영역에 진출하는 이유는 뭘까. 중고차금융은 신차대비 리스크는 높지만 그만큼 금리도 높다.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다. 중고차 거래 시장은 신차시장 대비 2배 규모인 370만대 수준이지만 이와 연계된 금융 시장이 전체 10%에 불과하다. 따라서 수익 구조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카드사들에겐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 중고차 매매단지의 대형화와 기업화 추세로 정보의 투명성이 개선돼 과거 지적돼 온 리스크 요소도 많이 해결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의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한 카드사들의 관련 상품·서비스 확대 추세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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