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전쟁, 승기잡았다…세계 최고 'AI 반도체' 독자개발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20.04.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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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전쟁, 승기잡았다…세계 최고 'AI 반도체' 독자개발


국내 출연연구기관과 민간기업들이 4년간 공동연구에 나선 끝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저전력·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AI 반도체 기술자립은 물론 AI 산업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SK텔레콤 등이 고성능 서버와 IoT(사물인터넷)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NPU(신경망처리장치) 기반의 AI 반도체를 공동 개발, 실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AI반도체란 AI 기반 응용 서비스에 필요한 연산을 고성능, 높은 전력효율로 실행하는 반도체다. 여기에 적용된 NPU는 인간 뇌의 신경망을 모방해 대규모 연산을 동시 처리하는 AI 프로세서다. 이를 통해 인간의 뇌처럼 낮은 전력으로 대규모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 복잡한 상황을 인식하고 학습·추론 등 지능형 서비스를 수행하는 것이다.
인간 뇌처럼 사고하는 AI 반도체, 4년만에 결실
최근 AI 관련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AI 실행에 최적화된 고성능·저전력 AI 반도체가 미래 AI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지배적 강자가 없어 초기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이에 2016년부터 200억원을 투입해 국내 대·중소기업과 ETRI 등이 참여하는 AI 반도체 국가 연구개발을 추진, 4년여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이번에 개발된 AI반도체는 서버용 초저전력 AI 반도체와 모바일·IoT 디바이스용 시각지능 AI 반도체 등 2종이다.

ETRI와 SK텔레콤이 공동개발한 서버용 AI반도체/사진=과기정통부ETRI와 SK텔레콤이 공동개발한 서버용 AI반도체/사진=과기정통부
서버용 AI반도체는 AI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서버에 활용되는 제품이다. 현재 AI 연산에 활용되는 반도체의 전력 소모량은 300W로 높고 고가인데다 칩(Chip)의 크기가 커 효율적인 생산·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AI반도체는 동전 크기(17㎜x23㎜)만한 작은 면적에 1만6384개에 달하는 다수의 연산장치(Core)를 고집적해 성능을 극대화하면서도 각 연산장치의 전원을 동작 차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 전력 소모를 최소화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초당 40조번(40TFLOPS)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고 15~40W 수준의 낮은 전력소모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적용시 AI 서비스에 대한 전력효율(연산성능/소모전력)이 10배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올 하반기 지능형 CCTV, 음성인식 등을 서비스하는 SK텔레콤 데이터센터에 이를 적용해 실증하고 사업화에 나선다.



모바일 기기, 드론에도 적용가능한 초소형 AI반도체도 개발
모바일·IoT 디바이스용 시각지능 AI 반도체는 사람의 시각처럼 객체를 인식하고, 지능형CCTV나 드론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ETRI와 전자부품연구원(KETI), 팹리스 기업 등이 협력해 개발했다. 성인 손톱 크기의 절반 수준(5㎜x5㎜)으로 회로 면적을 최소화하면서도, 초당 30회의 물체인식이 가능한 성능을 기존 반도체 대비 1/10 이하의 0.5W 전력으로 구현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역시 하반기부터 영상 감시·정찰 분야 등 AI 기반 지능형 디바이스 제품화와 연계한 실증과 사업화가 추진된다.
ETRI와 KETI 등이 공동개발한 모바일 디바이스용 AI반도체/사진=과기정통부ETRI와 KETI 등이 공동개발한 모바일 디바이스용 AI반도체/사진=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는 이번 연구 성과물의 기술이전(팹리스 등)과 원천 소프트웨어 배포 등을 통해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의 활성화를 지원하고,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가입, 국내 산·학·연 협력 등을 통해 국제 표준화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최기영 장관은 “AI 반도체는 우리나라가 AI 시대에 ‘IC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기반”이라며, “독자적인 AI 반도체 개발은 국내 AI·데이터 생태계 혁신을 위한 중요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적 설계, 저전력 신소자 등 AI 반도체 핵심기술 투자를 올해 본격화하고, 기억·연산을 통합한 신개념 반도체 기술(PIM) 등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도전적 연구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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