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선박발주 70% 뚝..韓 1분기 수주실적도 中에 밀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0.04.0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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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선박발주 70% 뚝..韓 1분기 수주실적도 中에 밀려


한국 조선업계의 1분기 선박 수주실적이 중국에 밀렸다. 하지만 수주 순위는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발주물량 자체가 급감한 탓이다. 코로나19 악재가 걷히고 멈췄던 발주가 쏟아져 나오면 진검승부가 시작될 전망이다.

7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실적은 대한조선이 수주한 탱커 1척에 그쳤다. 표준화물선 환산톤수(CGT) 기준 3만CGT였다. 조선업 경쟁국 중국과 일본은 지난달 각각 65만CGT(17척), 2만9000CGT(2척)를 수주했다.



3월 수주 부진으로 한국의 1분기 수주순위는 중국에 밀린 2위를 기록했다. 1분기 한국은 36만CGT(13척)를 수주했고 중국과 일본은 각각 151만CGT(55척), 일본 18만CGT(12척) 씩을 수주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주 순위 자체가 무색할 만큼 1분기 전 세계 발주물량이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발주량은 233만CGT로 전년보다 71% 급감했다. 2018년 1분기와 비교하면 78%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한국 업계가 압도적 건조 경쟁력을 갖춘 LNG(액화천연가스)선 발주가 얼어붙었다. 14만㎥ 이상 급 LNG운반선은 지난해 1분기에는 14척이 발주됐는데 올해는 발주가 한 척도 없는 상태다.

이 같은 전 세계적 발주 부진 속에 한국 조선 '빅3'의 수주성적표는 저조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12억달러(19척)를 수주하며 올해 수주목표의 8%를 채운데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조선해양 (32,500원 ▼100 -0.31%)삼성중공업 (9,850원 ▲380 +4.01%)은 각각 4억달러(3척), 3억달러(3척)을 수주했다. 수주목표 달성률은 6%, 4%씩이었다.

코로나19 확산이 1분기 조선업 시황 부진의 원인이다. 당초 전형적 수주산업인 조선업은 감염병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였지만, 주로 유럽과 미국에 포진한 선주들이 감염병 확산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탓에 발주를 미루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때문에 시황 회복은 감염병 확산 진정국면과 함께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선주들이 미뤄놨던 발주 재개에 본격 나서면 수주물량은 언제든 급격히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카타르 등에서 추진 중인 LNG 프로젝트발 대규모 발주 물량도 여전히 올해 시황을 끌어올릴 상수로 남아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로 인한 유조선 발주 확대도 가능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무엇보다 전 세계적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야 의미있는 반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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