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여파로 여객 운항이 급감한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현재 항공기의 90% 정도가 운항을 못할 정도로 개점 휴업 상태다. 여기에 직원 구조조정까지 겹치며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업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이스타항공 위기, 전 항공업계로 확산 가능성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부터 직원들의 급여조차 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업계 최초로 전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는 '셧다운(일시폐쇄)'에 들어갔다. 지난달 말에는 1~2년차 수습부기장 80여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기도 했다.
해외 항공업계도 상황이 심각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한 세계 항공업계 피해액은 2520억달러(약 309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없으면 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
미국·독일 등 자국 항공사 살리려 앞다퉈 자금 지원이 때문에 해외 각국은 전방위적이고 과감한 지원책을 통해 항공업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긴급지원법안을 통해 항공업계에 약 320억달러(39조3000억원)을 즉각 지원하고, 같은 수준의 대출 및 지급보증까지 병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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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도 자국 항공사에 한도없는 금융지원을 약속하고 무이자로 대출기간 연장, 세금납부 유예, 공항이용료 면제 같은 조치를 줄줄이 내놨다. 영국, 프랑스, 중국, 싱가포르도 정부 차원의 자국 항공업계 살리기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국내 항공업계는 아직까지 정부 지원이 충분치 못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월 중순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3000억원 자금 지원을 약속했지만 3월 말까지 실제 지원된 금액은 1100억원 수준에 그친다.
항공업계 제때 살리지 못하면 일자리만 16만개 사라져항공업계는 항공기 리스비용 등 고정비용의 비중이 높은 산업 특성상 즉각적인 추가 유동성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대적인 정부 지원책 없이는 더 버티지 못한다"며 "국내 항공업계가 무너지면 양질의 일자리 16만개 이상이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이 11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 김상도 항공정책실장은 "기재부 등에 대형 항공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포함한 항공업계 유동성 공급 필요성을 수차례 건의했다"며 "항공업은 글로벌 네트워크 산업으로 한번 무너지면 원상복구가 어려워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항공업계 자금 지원 시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국책은행이 항공사마다 일일이 지급 보증을 해줄 것이냐도 미지수다. 앞으로 유동성 문제 해결까지 적잖은 난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