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훈칼럼]왜 우리가 바다를 알아야 할까?

머니투데이 윤병훈 뉴미디어본부 전무 2020.04.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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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책 시리즈 <바다의 인문학>과 <미래를 꿈꾸는 해양문고>

파도가 밀려오는 방향은 동서남북 모두 같다/사진=머니투데이파도가 밀려오는 방향은 동서남북 모두 같다/사진=머니투데이


소리는 공기보다 물속에서 4배 정도 빨리 전달됩니다. 빛은 반대로 진공에서보다 물에서 70%정도 더 느리게 진행합니다. 큰 섬이든, 작은 섬이든 당신이 섬의 어느 곳에 있더라도 파도가 밀려오는 방향은 동서남북 어느 쪽이든 같습니다(미래를 꿈꾸는 해양문고/30권,32권). 보통 사람들은 이런 사실들을 그다지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내가 먹고 사는 일과 별반 관계가 없었으니까요.

이제 대양에 또 하나의 대륙(쓰레기로 이루어진)을 갖게 된 우리는 바다를 새롭게 배워야 합니다. 교양으로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입니다. 오늘날의 인류문명과 우리시대의 근간을 형성한 것은 바다이기에 현재 우리가 어디 서 있는지,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 알기 위해 바다를 알아야 합니다. 아는 만큼 보입니다. 알면 알수록 자신의 주체적인 눈으로 더 많은 것을 크게 또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미래를 꿈꾸는 해양문고/사진=머니투데이미래를 꿈꾸는 해양문고/사진=머니투데이
바다에 대한 상상력과 인식력을 키우고(바다의 인문학/글항아리), 새로운 미래와 희망을 찾아 바다의 생명, 자원을 해양과학자들이 직접 들려주는 (미래를 꿈꾸는 해양문고/한국해양과학기술원/지성사) 두 개의 바다책 시리즈는 바다를 그물망 두르듯 흝어내어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는 책들입니다. 두 개의 시리즈는 각각 다른 그물코를 통해 독자가 그물과 그물을 넘나들 때 마다 자신의 삶과 바다를 연관 짓게끔 합니다.

바다의 인문학 01-해서열전바다의 인문학 01-해서열전
물 때 하나 정확하게 측정 못해 우왕좌왕 참극을 실시간으로 목격해야 했던 세월호 침몰 당시의 무력한 바다를 기억해야 합니다(바다의 인문학01/해서열전/406쪽). 주인 없는 초지에 경쟁적으로 소를 방목해 초원이 황폐화 되듯이, 국경없는 바다에 국가의 지원과 자본의 탐욕으로 등 떠밀린 어부들이 경쟁적으로 저인망 그물을 던짐으로써 재생산이 불가능한 바다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어쩌면 미지의 바다는 보물창고이거나 그곳에 인류 생존의 비밀 열쇠가 잠겨있다는 오의(奧義)일지도 모릅니다(바다의 인문학01/해서열전/5쪽,7쪽/들어가며).



인류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공유지의 비극’이 되어버린 바다환경오염은 지극히 정치적인 문제입니다. 우리 세대가 절제되지 않은 탐욕으로 지속불가능하게 황폐화시켜버린 그 처참한 결과를 떠안을 이해당사자인 미래세대에게는 잘못이 없으나 선택권도 없습니다. 지수적으로 증가하는 환경오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당장 어찌어찌 살아갈만 하겠지만, 우리 아이들과 아이들의 아이들은 우리가 저질러 놓은 그 결과와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바다를 다시 자연 생태계로 되돌릴 수 있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취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래도 뭔가를 해볼 기회라도 남기려면.

윤병훈 머니투데이 뉴미디어본부장윤병훈 머니투데이 뉴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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