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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족이 종일 집에서 지지고 볶고 있죠"(55세 전업주부 백모씨)
코로나 사태로 가족이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불화'의 씨앗이 되고 있다. 10대·20대의 자녀들은 "함께 있는 시간 만큼 부모님의 잔소리도 늘었다"고 호소하는 한편 40대·50대 부모들은 "자식들 밥 차려주고 종일 챙기느라 진이 빠진다"고 털어놓는다.
박씨는 "일단 매 끼니 뭘 먹을지 고민하는 것도 일"이라면서 "평소 점심은 학교에서 '학식'으로, 저녁은 친구들과 먹곤 했는데 이제 전부 집에서 해결하려니 부모님도 고생스럽고 나도 불편하다"고 말했다.
부모 맘도 편치는 않다. 특히 집안일을 도맡아 하던 전업주부들의 경우 "일거리가 늘었다"며 하소연 한다.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50대 주부 김모씨는 "간단히 해결하던 점심도 이젠 계속 여러 명이 있으니 '뭘 차려야 하나' 매번 스트레스"라고 밝혔다.
김씨는 특히 집에만 있는 고3 자녀를 볼 때마다 한숨이 푹푹 나온다고 했다. 그는 "학교나 독서실에 가면 눈에서 안보이니 그러려니 하겠는데, 계속 눈앞에 있으니 공부는 잘 하고 있나 너무 신경이 쓰이고 잔소리가 절로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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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한 달째...'가족간 거리두기'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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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뿐 아니라 '가족 간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며 "특히 중년 부모가 성장한 자식과 함께 있는 경우엔 서로 간의 심리적 공간과 생활방식 등을 침해하지 않고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곽 교수는 "이를 위해선 서로 식사 준비 당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하는 식의 규칙을 정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가족 간 부정적인 단어를 쓰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며 "서로의 공간적·심리적 거리를 존중해주고 예의를 지키는 현명함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기"라고 조언했다.
"따로 하던 취미, 부모님과 함께 해보려고요"…소통 나선 사람들
/사진='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영상 캡쳐
그러면서 "평소엔 친구들과 즐기던 꽃놀이도 올해는 부모님과 함께했고, 새로운 레시피로 집에서 함께 요리하며 활동적으로 보내니 마찰이 줄었다"고 말했다. '73세 유튜버'로 유명한 박막례 할머니도 최근 손녀와 함께 '400번 젓는 달고나 커피', '1000번 저어 만든 계란말이' 등의 콘텐츠를 올렸다.
박막례 할머니의 손녀는 영상 설명에 "영상을 보는 구독자 한 분이라도 '나도 부모님 또는 조부모님이랑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가지셨으면 한다"며 "모두가 힘든 시기지만 집에 있는 동안 가족들과 추억을 남겼으면 좋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