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사진=AFP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수도 브라질리아의 영세 상업지역을 방문하고 있던 때, 한 지지자가 그를 향해 이같이 외쳤다. 그러자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맞는 말이다. 때로는 예방조치가 전염병 자체보다 더 나쁠 때도 있다"며 "사람들은 집이 아니라 일터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격리는 무슨, 일터로 돌아가라" 미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3일 현재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044명으로 중남미에서 피해가 가장 크다. 누적 사망자도 324명이다.
브라질 의료진이 시민들의 체온을 재고 있는 모습. /사진=AFP
또 자신의 트위터에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나중에 우리가 겪게 될 실업률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족히 몇 년은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를 현실로 맞서자. 삶이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지사들, 대통령에 "제발 지침 지켜달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냄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모습.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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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달 17일부터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과 공공보건 시스템 확대를 촉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시민들은 매일 저녁 8시쯤 발코니나 창가에 서서 냄비를 두드리며 냄비 시위를 벌이는 중이다.
급기야 지난주 브라질 전체 주지사 27명 중 25명은 자체 긴급 회의를 마친 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매장 폐쇄와 접촉 제한권고 등이 담긴 보건부 지침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미 엉망인 경제…더 악화하면 못 버틴다
마스크를 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사진=AFP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달 23일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응답자 중 34%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율은 48% 수준이었다.
상파울루 소재 비즈니스스쿨인 인스퍼의 정치학자 카를로스 멜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경제위기 책임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면서 "앞으로 그는 경제가 추락하면 '나를 비난하지 말고 주지사들을 비난하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