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운하주' 박근혜 '통일대박주'…임기말 씁쓸한 말로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4.0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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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정책테마주 빛과그늘]③16~19대 대통령 선거…107개 테마주 나타나…선거 직후 대부분 하락

/사진제공=청와대/사진제공=청와대


유력 정치인이나 선거철 공약과 관련 있는 테마주들은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이상급등을 보이거나 불공정 거래 시비에 휘말리는 사례가 많았다. 역대 대통령 선거 전후를 보더라도 정치테마주의 초라한 말로를 확인할 수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역대 16~19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나타난 정치테마주는 107개다. 최종 득표율 20% 이상을 얻은 총 9명의 후보자들과 관련있는 종목이다.



정치테마주는 19대 49개, 18대 27개, 16대 19개, 17대 12개 순으로 많았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누적비정상수익률(CAR)을 측정해 해당 정치테마주들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CAR 분석 결과 전체 107개 주식 중 70개 종목이 선거 운동 기간 이례적인 가격급등 현상을 보였다. 16대에서는 14개, 17대에서는 10개, 18대에서는 21개, 19대에서는 25개 종목이 선거 기간 가격이 급등했다. 그러나 선거 전후로 하락했다.



이례적으로 가격이 급등한 종목 70개를 선거 직후 CAR 추이를 조사한 결과 17대 대통령 선거 직후 5거래일 평균 CAR은 마이너스(-)24.29%를 기록했다. 시장수익률보다 해당 정치테마주들의 수익률이 그만큼 저조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4대강 정비사업으로 건설된 남한강 이포보 /사진=뉴스14대강 정비사업으로 건설된 남한강 이포보 /사진=뉴스1
역대 대통령들의 정책 테마주 역시 마찬가지 양상을 보였다. 이화공영 (2,640원 ▲90 +3.53%)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대운하 수혜주로 꼽히면서 4개월만에 주가가 25배 솟구친 바 있다. 한 때 3만6000원까지 올랐던 이화공영은 현재 3000~4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에 올라탔던 테마주도 마찬가지다. 2014년 초 박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 구성 계획을 밝힌 이후 에머슨퍼시픽, 현대상선 (15,850원 ▼170 -1.06%) 등 남북경협 종목은 반짝 상승하는데 그쳤다. 오히려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주가는 떨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주목 받았던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테마주들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OCI (94,900원 ▼1,400 -1.45%), 신성이엔지 (2,155원 ▼25 -1.15%), 유니슨 (957원 ▲2 +0.21%) 등은 2018년 초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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