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졸 감염"…美합창단 60명 중 45명 '무더기' 확진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0.03.3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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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애틀에서 합창단 연습 후 에어로졸(Aerosol·5㎛ 이하 크기의 작은 침방울을 통한 공기 감염) 감염으로 45명이 대거 확진되는 일이 발생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주 북서쪽에 있는 스카짓카운티의 스카짓밸리합창단에서 60명 중 45명이 대거 확진되는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달 초 워싱턴주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졌지만, 당시 스카짓에선 확진 사례가 없었다. 이 때문에 지난 10일 오후 7시 스카짓밸리합창단은 마운트버논의 한 교회에서 예정대로 합창 연습을 진행했다. 회원 60여명이 연습에 참여했다.

당시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이들은 손 소독제를 사용했고, 회원들끼리 포옹과 악수도 자제했다. 모든 회원은 개인 악보를 가지고 와 회원 간의 직접적 신체접촉은 없었다. 회원 중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이들도 없었다.



합창단 지휘자 아담 버딕은 "우리는 노래를 부르면서도 회원들 간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2시간여의 연습 끝에 오후 9시쯤 헤어졌다.

하지만 3주 뒤 재앙이 터졌다. 연습에 참여한 60명 회원 중 45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3명은 중증으로 입원치료를 받았고, 이 중 2명이 사망했다.

스카짓 카운티 보건 당국은 "무증상 환자 1명을 통해 에어로졸 전파 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WHO(세계보건기구) 등 공식 기관에서는 5㎛ 이하 크기의 작은 침방울을 통한 에어로졸 감염은 주된 감염경로로 고려되지 않고 있다. 대신 이보다 큰 침방울인 비말을 통한 감염이 주 감염경로로 인식된다.

비말은 무게 탓에 2m 이내로 튀고 가라앉는다. 반면 하지만 에어로졸은 가벼워 1m 이내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공기 중에 부유할 수 있어서 공기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이 지난 17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바이러스는 실험실 공기에 안개처럼 에어로졸 상태로 있을 때 3시간 동안 감염성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번 스카짓 합창단 대규모 감염도 에어로졸을 통한 집단감염이라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UCLA 감염병 연구원 제이미 로이드 스미스는 "노래를 부르고 호흡하면서 바이러스 입자들이 교회 안에 퍼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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