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반등 증권株…"급하게 담다간 체한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3.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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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코스피지수가 등락 반복 끝에 약보합으로 마감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전일대비 0.61포인트(0.04%) 하락한 1717.12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19.28p(3.69%) 상승한 542.11p에, 원달러 환율은 13.8원 오른 1224.4원에 거래를 마쳤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코스피지수가 등락 반복 끝에 약보합으로 마감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전일대비 0.61포인트(0.04%) 하락한 1717.12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19.28p(3.69%) 상승한 542.11p에, 원달러 환율은 13.8원 오른 1224.4원에 거래를 마쳤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증권주들이 가파르게 반등해 낙폭을 만회하고 있다. 한·미 양국이 동시에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서 증시가 급반등 한데다, 신규 주식투자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변동성이 큰 구간이라며 신중히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업종지수는 지난 일 주일(3월23일~27일) 18.27%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9.68%)보다 약 2배 상승했다. 코스피가 하락한 이날도 2.12% 올랐다. 미래에셋대우 (7,430원 ▲20 +0.27%), 유안타증권 (2,745원 ▼20 -0.72%) 등이 일주일새 30% 넘게 급등했다.



급반등 증권株…"급하게 담다간 체한다"
증권주는 증시와 동조화 흐름을 보인다. 지난주 한·미 양적완화 기대감 속 증시가 급반등 한데다, 증권사 유동성 이슈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시 급락을 기회로 본 개인투자자들이 '동학개미운동'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대거 주식투자에 나선 것도 투자심리를 강화했다. 전체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 27일 27조428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지난 26일 기준 45조159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증권사들은 거래대금이 많아질수록 이득이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월 이후 대부분 증권사 계좌 개설 숫자가 지난해 일 평균 신규 계좌 대비 4~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며 "거래수수료와 예탁금 수익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않다. 증권사 수익 구조가 거래수수료 위주의 브로커리지에서 IB(투자은행) 위주로 바뀌었는데, IB부문은 '코로나19'로 딜소싱을 위한 미팅이나 실사가 모두 멈춘 상태다. 여기에 글로벌 증시 변동성 심화로 ELS·DLS(파생결합증권) 조기상환을 기대할 수 없게 됐고, 마진콜(추가증거금 요구)에 대응하느라 대형 증권사 유동성이 악화했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지수형 ELS의 기초자산을 구성하는 주요국 증시가 모두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기상환 구간에 진입하려면 주요국 증시 기준으로는 평균 30% 이상 지수 상승이 필요한데 현 수준이 유지될 경우 8월까지 조기상환이 어려울 것이고 헤지비용 증가로 2~3분기 ELS 운용손실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여의도 증권가 / 사진=머니위크여의도 증권가 / 사진=머니위크
자칫 증시 급락이 실물 경기 악화로 이어질 경우 국내 증권사들이 보유한 해외 부동산 자산의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비대면·소액 고객이 급증이 장기적으로는 증권사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진콜이 발생했지만 '마진콜 규모=손실액'이 아니라는 점과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증권사의 콜 차입 한도 확대 정책 기대감 등으로 증권주가 반등했다"며 "그러나 ELS·DLS 운용 손실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고, 1분기 실적 변동성도 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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