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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경찰로부터 받은 감사패를 공개하면서까지 얻으려고 했던 심리적 요소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오프라인에서 채우지 못한 자존감 확보와 범죄 행위로 인한 죄의식 무마를 들었다.
경찰청 등에 따르면 조씨는 2018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인천지역에서 보이스피싱 범인 검거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장을 받은 바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자신의 일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고 하더라도 사회에 의미가 있는 (보이스피싱 검거 관련) 일을 한다면 자신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확인하고 회복하고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정신적인 측면에서 도움을 줬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아울러 "조씨는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권력감을 중시하기 때문에 (경찰에서 준) 감사장을 보여주면서 우월성을 드러냈다"며 "오프라인에서는 내세울 것이 없는데 온라인 상에서 다른 사람을 마음대로 조정하는데 스릴과 재미를 느꼈을 수 있겠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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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BS '그것이 알고싶다' 28일 방송에 따르면 조씨는 다소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어릴 적 부모가 이혼하고 가난을 겪어 돈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고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이 다 범죄자가 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조씨에게 이 때부터 왜곡된 세계관이 축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를 텔레그램이라는 가상 세계에서 그릇된 방법으로 풀었다는 지적이다.
이윤호 교수는 "부모에게 문제가 있어서 자식이 사회화가 제대로 못 됐을 경우 옳고 그름에 대해 습득하지 못하고 사회에 부적응하게 된다"며 "그런 와중에 상대적 박탈이 심해지면 자기 탓이 아니고 세상 탓을 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실 세계에서 만족감을 얻지 못한 조씨가 텔레그램 상에서 제왕적 위치가 되어 자신을 악마라고 칭하면서 여성 등 세상에 대한 복수심을 펼쳤다는 주장도 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온라인 상에서 여성을 착취하거나 능욕하는 충분한 역량을 갖췄기 때문에 중독돼 빠져나올 수 없었던 것"이라며 "현실에서는 그런 행동을 할 수 없고 여성들에게 (본인이) 관심 있어 하는 존재가 아니라서 더욱 텔레그램에서 복수심을 증폭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이버 상 범죄 특징 중 하나가 자기과시적인 욕구가 강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라며 "여성을 혐오하고 피해를 주면서 인터넷 상에서 제왕으로 군림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사이버상에서 자존감을 나름 회복하고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권력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현실 세계에서는 객관적인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어서 온라인에서 반대급부로 보상받으려는 심리로 매달렸을 수 있다"고 말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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