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 품어도 BIS비율 '톱'… KB금융 '미친 관리력'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20.03.31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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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 품어도 BIS비율 '톱'… KB금융 '미친 관리력'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보험을 인수하더라도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14%선을 사수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이 기준에서 최고 수준의 건전성을 자랑하는 KB금융지주의 관리력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보험 본입찰에 2조2000억원을 써내 1조원대를 부른 경쟁자들을 누르고 인수에 성큼 다가선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은 KB금융지주가 이 돈을 써내고도 BIS 비율을 지켜내느냐다. KB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현재 BIS 비율은 14.48%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BIS 비율은 여신이나 채권, 주식에 투자한 돈이 떼이거나 손실이 날 가능성(위험) 정도를 따진 뒤 자기자본으로 위험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금융감독원은 대형 금융지주, 은행들의 BIS 비율 하단을 11.5%로 본다.

지난해 말 지표를 기준으로 KB금융지주가 2조2000억원에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KB금융지주 자기자본에서 해당 액수가 빠져나가 BIS 비율은 13.62% 수준으로 떨어진다. 만약 올해 들어 발행했거나 진행 중인 후순위채권(4000억원), 신종자본증권(영구채, 3000억원)을 자본에 포함하면 13.90%로 소폭 개선된다.



그러나 KB금융지주는 14%대 유지는 물론, 지난해 말 수준의 BIS 비율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추가 자본 확충이 이뤄질 수 있다는 말이다. 추가적인 영구채, 후순위채권 발행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젤위원회는 원래 금융지주가 보험사에 투자하면 기본자본(Tier1)의 10% 범위 안에서 투자액을 추려낸 뒤 해당 금액에 위험가중치(RWA) 250%를 적용하게끔 규정했다. 가령 A금융지주의 기본자본이 10조원인데 2조원에 보험사를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10조원의 10%인 1조원에 대해 위험가중치 250%를 적용하는 식이다.

KB금융지주의 경우 2008년과 2015년 인수한 KB생명보험, KB손해보험 가치가 기본자본 10% 룰에서 벗어났다. 이 경우 새로 투자하는 보험사 투자액은 자기자본에서 차감된다. 잇단 자본확충으로 38조원대 자기자본을 바라보는 KB금융지주로서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 셈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 BIS 비율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참여했다”며 “자본 건전성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범위 안에서 인수금액을 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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