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풍선효과?…오산·군포·화성 아파트값 들썩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0.03.2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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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풍선효과?…오산·군포·화성 아파트값 들썩


정부가 수원 영통·권선·장안구와 안양 만안구, 의왕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한 2.20 대책 이후 오산, 군포, 화성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용·성 누르니 오산, 군포 등 비규제지역 아파트값 상승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20 대책 이후 3월 넷째 주(23일 기준)까지 전국에서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 오산시로 이 기간 4.7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군포(4.70%) 구리(3.75%) 수원 권선(3.49%) 세종(3.31%) 안산 단원(3.01%) 인천 연수(2.99%) 시흥(2.79%) 화성(2.74%) 수원 팔달(2.72%)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 중 구리, 세종, 수원 권선·팔달을 제외한 6곳이 비규제지역으로 파악된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4%에 그쳤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0.39%) 서초(-0.40%) 송파(-0.30%) 등 강남3구는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12.16 대책 이후 아파트값이 7~8%대 급등한 수원 지역도 상승률이 2~3%대로 둔화됐다.

규제가 강화된 지역은 집값 상승세가 꺾였지만 다른 비규제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쏠리는 이른바 ‘2차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20 대책 발표 직후 부동산 관련 온라인 카페 등에선 수용성 지역 이후 집값 급등 지역으로 ‘안·시·성(안성 시흥 화성)’ ‘오·동·평(오산 동탄 평택)’ ‘남·산·광(남양주 산본 광명)’ 등 다음 투자처를 예측하는 신조어가 쏟아졌다. 공교롭게도 2.20 대책 이후 집값 상승률 상위권 리스트에 대부분 포함됐다.


대부분 작년에 아파트값 하락한 지역…투자 수요 가세했나
최근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세를 모두 실수요가 이끌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는 지난해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 집값이 가파르게 뛴 시기에 ‘하락장’이 나타난 까닭이다. 지난해 군포(-1.47%) 오산(-3.42%) 시흥(-1.68%) 화성(-0.78%) 인천 연수(-1.07%) 지역 아파트값은 떨어졌고 안산 단원도 0.25% 상승에 그쳤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선 수원, 안양, 의왕 등 인접한 규제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가 반영돼 가격이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격 상승기에 매매 거래량도 많이 늘었다. 올해 1~2월 오산시 매매 거래는 1282건으로 전년동기 거래량(341건) 대비 3.8배 증가했고 군포(348건→1756건) 안산 단원(365건→1576건) 인천 연수(603건→2501건) 시흥(624건→2237건) 화성(958건→5484건) 지역도 거래량이 대폭 증가했다.

신규 매입자의 자금출처 조사 부담이 적은 것도 투자 수요가 붙은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는 3월부터 조정대상지역 3억 이상 주택 거래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일대 시세를 고려하면 사실상 전수 조사 가능성을 열어둔 것. 비규제지역에선 6억 이상 주택 거래시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야 하지만 해당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는 대체로 이보다 낮아 단속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27일 시세 기준 6억원 초과 가구 비중은 군포 6.1%, 안산 1%, 화성 12.7%, 인천 4%로 집계됐다. 오산시는 현재까지 시세 6억원 초과 가구가 없다.

국토부, 추가 규제지역 지정 신중론
이들 비규제지역 집값 상승세가 지속할 경우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에 추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격상승률, 거래량 등 부동산시장 지표가 후행적인 측면이 있고 최근 코로나19 사태 확산이 시장에 미칠 영향도 가늠하기 어렵다”며 “비정상적인 가격급등세가 장기화하면 추가 규제를 검토하겠지만 당장 그럴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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