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울산CLX에 위치한 SK종합화학의 제 1 NCC/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106,700원 ▼800 -0.74%)은 26일 석유화학 자회사 SK종합화학이 SK 울산콤플렉스(CLX) 내 제 1 NCC 공정과 EPDM(Ethylene-Propylene Diene Monomer·합성고무제조공정) 공정을 가동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산업 '효시' 역사속으로...
이 설비는 1972년 상업가동을 개시했다. 한국 1호 NCC다. NCC는 원유 정제 부산물인 나프타에 1200℃ 이상의 열을 가해 '석유화학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생산한다. 에틸렌은 각종 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회사가 이 설비의 가동 중단을 결정한 배경은 가동경제성 둔화다. 약 반세기 전 만들어진 탓에 이제는 수율이 떨어졌다는 것이 업계 후문이다. LPG(액화석유가스), 부생가스 등 다양한 원료 투입으로 원재료 시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근래 설계된 NCC 대비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곧 업계에서 신규 건설될 NCC 물량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올 예정이어서 이 같은 가동경제성 둔화 문제는 앞으로도 더 커질 것으로 예고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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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을 기점으로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정통 석유화학사는 물론, 정유업에 뿌리를 둔 GS칼텍스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도 너도나도 NCC 투자에 나섰다. 관련 총 투자금액이 15조원을 넘었고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설비가 가동된다. '노병'으로서는 견뎌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마침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이 다운사이클(불황국면)에 진입한 것도 설비 가동중단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2015~2017년 초호황을 누린 업계는 2018년을 기점으로 이익이 줄어들기 시작한 상태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신증설의 영향에 따른 공급과잉, 노후 설비에서 오는 경쟁력 저하 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사업구조 고도화
SK종합화학은 사업구조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그간 시황에 민감한 범용제품 비중을 축소하고, 시황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고부가 화학소재 분야로의 딥체인지(근원적 변화)를 추진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고부가 패키징 사업을 차세대 성장 주력 분야로 선정하고 관련 글로벌 M&A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 확보해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종합화학은 지난해 10월부터 추진 중인 프랑스 폴리머 업계 1위 업체 아르케마의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 인수를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한다. 이에 앞서 SK종합화학은 2017년 미국 다우로부터 접착층과 차단층 핵심소재인 에틸렌 아크릴산과 폴리염화비닐리 사업을 인수한 바 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보해 경쟁력 있는 고부가 화학사업에 추가 진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 업체가 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