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박사방 운영하며 보육원 봉사…학내 성폭력 예방 강조도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0.03.24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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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사진=뉴스1조주빈/사진=뉴스1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남성 '박사'의 신원이 공개됐다. 그는 범죄 기간 중 보육원 봉사활동을 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SBS는 지난 23일 보도를 통해 박사방을 운영해온 조모씨가 인천의 한 전문대를 졸업한 조주빈(25)이라고 밝혔다.



정보통신을 전공했던 조주빈은 학보사 편집국장으로 활동했다. 또 4학기 중 3학기 평균 학점이 4.0을 넘을 정도로 성적이 좋아 장학금도 여러 차례 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조주빈은 학교 측의 안전문제 대책에 대한 기사를 썼다. 그는 이 기사에서 학교와 인천 내 경찰서의 관학협력 캠페인을 언급하며 "학교 폭력 및 성폭력 예방을 위해 강연을 실시, 교내 안전을 위해 학교 측이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주빈이 '데스크의 눈'이라는 코너에 쓴 '실수를 기회로'라는 제목의 칼럼에는 "지난 신문에 실수를 저질렀다"며 "큰 실수라서 굳이 적지는 않겠으나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 글에는 "없을 거라 생각했던 실수들이 인쇄되어 나오는 순간 보이게 된다. 그럴 때면 머리를 움켜쥐고 책상에 몇 차례 내리박는다. 며칠이고 속이 타고 가끔은 눈물이 나올 때도 있다. '정말 노력했는데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하고 자책도 끊임없이 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조주빈의 교우 관계는 원만하지 않았다고 SBS는 전했다. 조주빈의 학보사 동료는 "기사를 자기 마음대로 썼다. 교수님과도 트러블(갈등)이 좀 있었고, 간사와도 트러블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다만 조주빈의 학내에서 성 문제 등으로 일탈 행위를 한 적은 없었다는 게 학우들의 전언이다. 그의 학보사 동료는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조용한 아이였다"며 "박사가 제가 알고 지냈던 사람이었다는 게 소름 돋는다"고 말했다.

조주빈은 '박사방'을 운영했던 기간에도 봉사활동을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봉사단체 부팀장을 맡아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했으며, 이곳에서 아동 청소년들과 친목을 다졌다.

지난해 11월에도 보육원에 방문했으며,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군 전역 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며 "보육원 아이들과 웃고 떠들며 부대끼다보니 어느새 봉사자와 수혜자의 관계가 아닌 형과 동생, 오빠와 동생이 되어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인터뷰가 담긴 기사는 삭제된 상태다.

경찰은 조주빈이 졸업 직후인 2018년부터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주빈은 아동음란물 제작 및 강제추행, 협박, 강요, 사기, 개인정보 제공, 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총 7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24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조주빈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을 공개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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