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 멈췄다"…美국민 6천만명 사실상 '자가격리'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3.2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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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


세계 경제의 중심,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이 멈췄다.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코로나19(COVID-19)의 핫스팟인 뉴욕주까지 전 주민에 외출자제령을 선포했다. 미 국민의 5분의 1이 사실상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쿠오모 뉴욕주지사 "非필수 사업장 폐쇄…비필수 인력 100% 재택근무"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비(非)필수 사업장의 폐쇄와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직장인에 대한 100% 재택근무를 명령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식료품 가게 등) 필수 사업체만 직원들을 출근시킬 수 있다"며 "나머지는 모두 최대한 실내에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비필수 인력에 대한 100% 재택근무 조치를 따르지 않는 사업체에는 벌금 또는 의무 휴업 등의 조치가 내려진다.



쿠오모 주지사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규모와 상관없이 어떠한 모임도 하지 말라고 했다. 또 설령 식료품 구입 또는 운동을 위해 외출할 때에도 반드시 다른 사람들과 최소한 6피트(약 1.8m) 이상 거리를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주는 정지 상태가 된다"며 "이는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과감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많은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사업체들이 문을 닫게 될 거란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지금은 정상적인 삶이 아니다. 받아들여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뉴욕이 멈췄다"…美국민 6천만명 사실상 '자가격리'
캘리포니아주 이어 뉴욕주까지…미국인 6천만명 '자가격리'
그러나 쿠오모 주지사는 이번 조치가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요구해온 '자택 대피'(shelter in place) 명령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민들을 놀라게 하고 싶지 않다"며 "대피는 총기난사 등과 같은 상황에서나 쓰는 말"이라고 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20일 오후 2시 현재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6000여명, 사망자는 21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뉴욕주에서만 7000명 이상의 확진자와 38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전날 인구 4000만명의 캘리포니아주가 전 주민의 외출을 금지하는 '자택 대피령'을 내린 데 이어 인구 2000만명에 육박하는 뉴욕주까지 외출자제령을 내림에 따라 전체 미국인 3억3000여만명 가운데 20% 가량인 약 6000만명이 사실상 자가격리 상태에 놓이게 됐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의 조치에 대해 강력하고 과감한 조치라며 호평하면서도 자가격리 명령을 전국으로 확대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는 그렇게 했지만, 중서부 등 다른 지역이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건 아니다"라며 "미 연방정부는 각 주 지사들과 협력하고 있고, 아직 전국적인 자가격리 명령까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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