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소년의 죽음'…진단 신뢰성·코로나 변종 가능성 불안 증폭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임찬영 기자 2020.03.2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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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19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대구 17세 사망자는 진단검사관리위원회가 '코로나19 음성'으로 최종 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0.03.19.   ppkjm@newsis.com[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19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대구 17세 사망자는 진단검사관리위원회가 '코로나19 음성'으로 최종 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0.03.19. [email protected]


대구에서 발생한 17세 학생의 사망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와 무관한 것으로 최종 결론났다. 하지만 진단검사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진단키트의 신뢰도 문제부터 돌연변이 출현 여부 등 여러 가지 의문점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진단검사 오류를 최소화하는 한편 부검을 통해 의문점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진단검사관리위원회는 17세 고등학생 A군의 검체에 대한 사후 검사 결과 최종 음성 결정을 내렸다. 영남대병원에서 실시한 13회 검사에서 12번 음성이 나왔지만 13회차 검사에서 일부 양성이 나온 것은 실험실 오염이나 기술 오류에 의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방대본은 동일한 검체를 보내 검사를 진행한 서울대학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도 최종 음성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한 26일 서울 송파구 다중체외진단전문회사 피씨엘(PCL) 중앙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코로나19 유전자 검사키트(PCLMD nCoV one step RT-PCR kit)를 시험하고 있다. 이 진단키트는 코로나19 확진 검사용으로, 고 민감도 검출을 할 수 있다. 현재 긴급사용승인 신청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오전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69명이 늘어난 1,146명이라고 밝혔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7일만이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총 12명이다. 2020.2.26/뉴스1(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한 26일 서울 송파구 다중체외진단전문회사 피씨엘(PCL) 중앙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코로나19 유전자 검사키트(PCLMD nCoV one step RT-PCR kit)를 시험하고 있다. 이 진단키트는 코로나19 확진 검사용으로, 고 민감도 검출을 할 수 있다. 현재 긴급사용승인 신청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오전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69명이 늘어난 1,146명이라고 밝혔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7일만이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총 12명이다. 2020.2.26/뉴스1
RT-PCR 신뢰할 수 있나…"현존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법"
17세 고등학생의 갑작스런 죽음이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이 아니라는 결론이 났지만 불안과 의문은 계속되고 있다.

가장 많이 제기되는 문제는 진단검사의 신뢰도다. 한 차례라도 양성이 나오면 양성으로 결론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과 이렇게 오류가 발생하면 그동안의 진단검사도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 하원 의원이 한국의 진단키트를 신뢰할 수 없다고 한 발언과 맞물리면서 진단키트에 대한 불신까지 커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현재 한국이 선택한 'RT-PCR' 검사법이 "현존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법"이라는 설명이다. 이 검사법은 유전자 염기서열을 증폭해 진단하는 방식으로 긴급사용승인이 난 5개 진단키트가 모두 이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방역당국과 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RT-PCR의 정확도는 95~97% 수준으로 검사 과정에서의 오류만 없다면 100%에 수렴한다. 방대본이 17세 학생의 13회자 검사를 영남대병원 실험실 오염에 무게를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RT-PCR은 고가의 장비와 관리가 요구되는 연구실, 훈련받은 검사자가 필요하다"며 "검사 전체의 정확도는 검체 채취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 하원 의원이 한국의 검사법으로 오인한 항체검사법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혈액에서 항체가 생성됐는지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그 정확도는 50~70% 수준이다. 검사시간은 10분 내외로 간단하지만 감염 후 3~7일 이내에서 발견되지 않는 단점이 있어서다. 때문에 바이러스 면역력이 얼마나 형성됐는지를 파악하는데 더 유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대구=뉴시스]전신 기자 = 19일 대구 남구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18일 폐렴 증세를 보인 17세 청소년이 영남대병원에서 사망,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2020.03.19.    photo1006@newsis.com[대구=뉴시스]전신 기자 = 19일 대구 남구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18일 폐렴 증세를 보인 17세 청소년이 영남대병원에서 사망,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2020.03.19. [email protected]
사이토카인 폭풍 가능성 여전, 부검 의견도
갑작스런 10대의 사망에 의료계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작용이 과도하게 이뤄져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이다. 복숭아 알레르기 반응처럼 특정인에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가능성은 사건 발생 1주 전에도 제기됐다. 지난 13일 미국의사협회 내과학회지(JAMA Intern Med)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 인자 중에 호중구의 급격한 증가와 그로 인한 '사이토카인 폭풍'을 주요 위험요소로 지적한 바 있다.

방역당국이 이 학생을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이 아닌 것으로 결론내면서 부검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과 달리 전문가들은 부검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정확한 조사로 돌연변이 감염 여부 등 의구심을 해소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코로나19에 의한 사망 사례나 확진 사례를 감출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면서도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감별해야 할 질환들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환자 가족의 동의가 있다면 부검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8일 오전 0시 5분쯤 찾은 서울 서초구 소재 한 클럽 앞이 줄을 기다리오는 클러버(클럽을 방문한 사람들)로 가득하다./사진= 임찬영 기자8일 오전 0시 5분쯤 찾은 서울 서초구 소재 한 클럽 앞이 줄을 기다리오는 클러버(클럽을 방문한 사람들)로 가득하다./사진= 임찬영 기자
코로나19 안전지대 없다…청년층 경고음 계속
아직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청소년·청년층 사망자나 고위험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해외에서의 경고음은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내 초기 확진자 24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0~44세 환자의 입원율은 14~20%, 위급상황인 집중치료율은 2~4%에 이른다.

유럽에서의 발생 상황도 중국과 달리 젊은 환자들의 위중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데보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TF 조정관은 18일 브리핑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로) 위중하거나 심각한 상황에 놓인 젊은이들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청년층의 인식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교회 수련회를 다녀온 30대가 PC방에서 2차 감염을 일으켰고, 5일간 이 PC방을 이용한 14세 남자 중학생도 결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강남의 한 클럽이 임시휴업 4일 만에 영업을 재개하자 2시간 만에 모든 자리가 매진되기도 했다. 집단감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들 시설에 대해 강제력을 동원할 수 없는 것은 감염병 예방법상 다중이용시설 폐쇄 조치가 확진자 발생 이후로 제한돼 있어서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3법을 추진할 때 집단감염을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규제 방안도 포함시켜야 했다"며 "현행법에서 규제를 못한다고 해서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이를 내버려 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20~30대 본인은 건강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문제는 부모나 가족에게 코로나를 퍼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본인이 전염원이 된다는 것을 생각해 스스로 이런 시설에 안 가는 게 마땅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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