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출 신청 대기 1500건…업무 위탁해도 두달 걸려"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고석용 기자 2020.03.1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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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대구 서민경제가 바닥을 드러내며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3일 오후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상인회 사무실 앞에 특례보증 상담 신청이 시작되자 많은 상인이 길게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상인들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발행하는 정책자금확인서를 발급받아 대구신용보증재단 또는 국민·대구·신한은행 및 농협 등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2020.3.3/뉴스1(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대구 서민경제가 바닥을 드러내며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3일 오후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상인회 사무실 앞에 특례보증 상담 신청이 시작되자 많은 상인이 길게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상인들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발행하는 정책자금확인서를 발급받아 대구신용보증재단 또는 국민·대구·신한은행 및 농협 등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2020.3.3/뉴스1


"현재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피해로 대출을 받기 위한 대기 건수가 1500여건에 달합니다. 하루에도 수백건씩 추가 신청이 생기니 위탁보증업무 일부를 은행에 맡긴다 해도 심사를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지금 대출 신청해도 심사완료까지 두 달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지점 한 신용보증재단 직원)

정부가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의 집행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은행 위탁업무 범위를 확대했지만 병목현상은 여전한 모습이다. 보증서 신청·접수, 상담, 현장실사 등의 지역신보 업무가 지난 14일 이후 은행에 위탁됐지만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심사업무'는 지역신보가 그대로 맡기로 한 이유가 크다.



정책자금을 다루는 지역신보의 대출 심사업무는 은행의 일반대출 심사업무와 기준이 다르다. 전문성을 요하기 때문에 은행직원을 바로 투입하기 어렵고,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도 힘들다. 이 같은 이유로 인력 충원이 쉽지 않은 심사업무는 기존 지역신보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은행에 심사업무를 위탁하려면 지역신보 및 은행 간 전산시스템 연계가 필요하다. 시스템 구축을 위해선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반면 코로나19 피해에 따른 소상공인의 대출자금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

서울지역 신보의 한 직원은 "은행에 위탁업무를 주는 것이 어느정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지난달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됐을 때부터 현재까지 대출 신청 처리가 안돼 누적돼있는 건수가 엄청나다"면서 "심사업무 처리 속도에 비해 대출 신청 속도가 너무 가팔라 두 달 이상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키는데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신보도 비슷한 상황이다. 경기도 내 한 지역신보 관계자는 "이미 접수된 대출 신청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병목현상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신보 직원들 사이에선 추경을 통해 긴급경영안정자금이 2조원 가량 늘어났지만 현재 지역신보 전체에 접수된 대출 대기 건수가 2조원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신보와 은행 간의 업무 위탁 확대조치로 상황이 점차 나아지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신보로부터 업무를 위탁받은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역신보에 은행 직원이 파견을 나가도 자리가 협소해 결국 은행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은행에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상담업무를 할 때 지역신보를 통한 정책자금 대출에 시간이 두 달 이상 소요되니 지역신보에 신청은 해두고 담보대출 등 은행상품을 통한 대출을 우선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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