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차관 "경험해보지 못한 실물·금융 복합위기 올 수도"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20.03.1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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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본격 시행' 관련 합동 브리핑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본격 시행' 관련 합동 브리핑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던 실물경제와 금융시스템의 복합적인 위기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차관은 이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점검을 경제당국에 당부했다.

기재부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거시경제금융 관련부서를 긴급 소집해 코로나19 관련 국내외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파급영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미국·유럽 등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선제적·적극적인 대응조치에도 국제금융시장은 주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급락하는 등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100bp(1.0%포인트) 금리인하와 함께 7000억달러 규모 자산매입 계획 등을 밝혔다. 1일물 Repo(환매조건부 채권매매) 운영을 통해 5000억달러 규모 유동성을 추가 공급하려 한다. 일본은 ETF(상장지수펀드)를 연 6조→12조엔 사들이고 CP(기업어음) 및 회사채 매입을 9월까지 2조엔 확대하는 등 자산매입을 늘린다.



미국과 일본의 적극적 조치에도 뉴욕증시는 이달에만 세 차례나 개장 직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다우지수도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률(-12.9%)을 기록했다.

파격적인 통화 완화조치에도 코로나19의 높은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어 결국 철저한 방역이 금융시장 안정의 핵심임이 재차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중이고 향후 경제지표 등을 통해 실물경제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시장 추가불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용범 차관은 "국내 금융시장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면서도 "우리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과 정책 대응여력, 과거보다 크게 개선된 견고한 금융시스템 등을 감안한다면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차관은 "특히 중앙은행의 신속하고 과감한 행보에 이어 재정정책 측면에서도 G7 등 주요국의 정책 공조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들이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G7 정상 화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통화·금융 등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기로 결정했다. 각국 재무장관이 주 단위로 조율해 시의적절한 조치를 개발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김 차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 영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실물·금융부문 복합위기까지 직면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바라봤다.

이어 "금융시스템 각 부문별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적시에 시장안정조치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행해야 한다"며 "신용경색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재부는 앞으로도 거시경제금융회의 등을 통해 관계부처·기관과 소통하며 코로나19 관련 국내외 경제·금융상황과 대응방안을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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