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자가격리 들어간 전세계 대통령·총리들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0.03.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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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AFP·뉴스1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AFP·뉴스1


코로나19가 전세계적 대유행(팬데믹)하면서 세계 각국 정상들도 감염 위기에 놓였다. 각종 공식 일정에 참석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확진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할 확률도 높아지는 탓이다. 일부 정상들은 이미 자가격리에 들어갔거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12일(현지시간) 캐나다 민영방송 CTV에 따르면 캐나다 총리실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부인과 함께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해 10월21일(현지시간) 몬트리올에서 열린 총선승리 행사에서 부인 소피 그레구아르 트뤼도 여사와 키스를 하고 있다. /사진=AFP·뉴스1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해 10월21일(현지시간) 몬트리올에서 열린 총선승리 행사에서 부인 소피 그레구아르 트뤼도 여사와 키스를 하고 있다. /사진=AFP·뉴스1
트뤼도 총리의 부인 소피 그레고어 트뤼도 여사가 영국에서 연설을 마치고 귀국한 후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트뤼도 총리 부부는 현재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북미뿐 아니라 남미 정치권도 코로나19에 비상이 걸렸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왼쪽) /사진=AFP·뉴스1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왼쪽) /사진=AFP·뉴스1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7~10일 미국 방문에 자신을 수행한 대통령실 소속 국장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측근인 이 국장은 미국에서 귀국한 후 지난 11일 상파울루 시내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국장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면담 자리에도 가까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판데믹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판데믹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뉴스1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역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잠시 격리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브라질 국장의 확진 소식과 관련 "대통령과 부통령은 코로나 확진자와 거의 상호 작용이 없었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말 백악관 인근에서 열린 대규모 보수단체 행사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공화당 의원과 보수단체 대표와 악수를 나눠 코로나19 전염 우려를 받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에도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의회에서 코로나19 대책 논의를 가진 후 기자들에게 "별 것 아니다. 나는 (검사 받을) 아무 이유를 모르겠다"며 "나는 아주 좋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해 11월26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세션1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사진=뉴스1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해 11월26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세션1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사진=뉴스1
아시아에서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실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코로나19 감염 증상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대통령이 검사를 받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재무장관 등 일부 정부 각료들과 상원의원들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격리되자 대통령도 안전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는 유럽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관저에서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대통령궁을 방문했던 학생들의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유였다. 당시 방문 학생들 중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없었지만 예방 차원이었다.

영국 왕실도 코로나19로부터 위협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윌리엄 왕세손의 자녀인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가 재학 중인 '토머스 배터시' 사립학교에 겨울방학 중 이탈리아 북부를 여행한 뒤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인 학생들이 발견돼 학교가 휴교했다. 이에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도 자택에서 자가격리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버킹엄궁에서 열린 훈장 및 기사 작위 수여식에서 손목 위까지 덮는 긴 장갑을 착용한 채 작위를 수여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AP·뉴시스지난 3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버킹엄궁에서 열린 훈장 및 기사 작위 수여식에서 손목 위까지 덮는 긴 장갑을 착용한 채 작위를 수여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AP·뉴시스
코로나19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고령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지난 3일(현지시간) 손목 위까지 덮는 긴 장갑을 끼고 훈장과 기사 작위를 수여하는 사진이 다음날 영국 주요 매체 1면을 장식했다.

영국 매체들은 이를 '이례적(unusual)'이라고 표현했다. 영국 여왕은 보통 짧은 장갑을 착용하고 훈장을 달아줄 때는 장갑을 벗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버킹엄궁은 이같은 여왕의 행동이 '코로나19와 관계 있냐'는 질문에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코로나 19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사진=뉴스1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코로나 19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사진=뉴스1
이들보다 앞서 코로나19 확산을 겪고 있는 한국도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자의 접촉자와 배석해 자가격리 여부를 검토한 적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대구시청에서 참석한 '코로나19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에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였던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부시장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문 대통령도 자가격리하지는 않았다. 확진자였던 이 부시장의 비서는 같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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