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사려보니 '中인증 KN95'…써도 될까요?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0.03.1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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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인근에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사진=뉴시스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인근에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마스크 5부제하면 마스크 구매 좀 쉽겠구나 했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네요. 그래서 여기저기 검색하다 KN95 마스크 주문했어요. 이것도 괜찮은 거죠?"(한 맘카페 글)

코로나19로 보건용(KF80·KF94)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대체 마스크'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KN95' 마스크가 대체품으로 떠올랐지만, 이 마스크의 성능과 안전성 등에 대한 의문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KF94 마스크 7000원인데…KN95 마스크는 3000원
13일 11번가, 쿠팡 등 오픈마켓에 'KF 마스크'를 검색하면 300건 이상의 상품이 뜬다. 하지만 이 중 소독제, 마스크 필터, 일회용 마스크 등을 제외하면 진짜 'KF 마스크' 상품은 10개 이하다. 이마저도 품절이거나 개당 약 7000원을 지불해야 구매할 수 있다.



'KF 마스크'를 검색해서 나온 상품 중엔 'KN 마스크'도 다수다. 구하기 힘든 KF94와 달리 KN95 마스크는 배송비를 포함해 개당 2500~3500원에 바로 구매가 가능하다. KF94 마스크 가격의 절반 정도 금액이다.

또 KN95 마스크 판매 글에는 각종 인증서와 '여과율 95%' '한국 KF94 마스크와 동일 성능' 등의 문구가 적혀 있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
중국 식약청에서 인증한 KN 마스크, 한국에선?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사진=뉴스1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사진=뉴스1
하지만 KN95 마스크는 엄연히 따지면 국내에선 '무허가 마스크'로 분류된다. KN95는 중국 식약청이 지름 0.3㎛(마이크로미터)의 미세 입자를 95% 이상 걸러내는 마스크에 부여한 등급이다. 하지만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직 'KF'(Korea Filter) 인증을 받은 마스크만 '의약외품 보건용 마스크'로 인정하고 있다.



KF는 식약처가 방진 기능, 즉 먼지를 차단하는 기능을 식약처가 인증한 제품이다. 'KF94' 마스크는 0.4㎛ 미세입자를 94% 이상 막고, 'KF80'은 0.6㎛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KN 마스크를 'KF'와 병기해서 판매하는 경우 소비자 오인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KF 인증과 무관한 인증서나 테스트 성적표 등을 내거는 것도 불법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KN은 식약처 인증을 거치지 않아 KF 인증과 무관하고 성능도 담보할 수 없다"며 "KN95와 KF94를 병기하는 것은 법 위반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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