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 없이 추락하는 코스피…韓기업 이익이 늘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3.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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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20.30포인트(1.06%) 하락해 1887.97로 출발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정관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20.30포인트(1.06%) 하락해 1887.97로 출발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정관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국 증시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중 4.99%까지 하락하며 1810선까지 내려앉았다. 코스피지수의 전반적인 수준이 4년 전인 2016년으로 돌아간 것이다.

문제는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주요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2016년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증시도 하단이 지지되지 못하고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 2016년 수준으로 회귀…기업이익이 감소했다
12일 오전 11시1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2% 떨어진 1833.56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중 4.99%까지 하락하며 1813.13까지 밀렸다. 2016년 2월11일에 장중 1817.97까지 떨어진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 상승에도 함께 오르지 못했던 한국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기업들의 실적 하락이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유니버스 200종목의 2016년 연간 영업이익은 148조9100억원이었다. 2017년에 184조6800억원, 2018년 182조9900억원으로 순조롭게 성장하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24조4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실적 성장을 이끌던 삼성전자가 반도체 가격 부진에 영업이익이 축소됐고, 나머지 상장사들의 경쟁력도 약화된 탓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16년 13조6570억원에서 2018년 58조8870억원으로 증가하다 지난해 27조7680억원로 급감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들의 영업이익는 꾸준히 하락세다. 2016년 135조2600억원에서 2019년 96조6400억원으로 약 30%가 줄어들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반도체를 제외한 전반적인 전통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등 신사업이 등장했지만 아직 규모가 작아 증시를 떠받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넷업종도 네트워크가 한국에 한정돼 현재로써는 경쟁력을 키우기가 어렵다"며 "코로나19 팬더믹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증시 향방이 갈렸다"고 말했다.

수출 지표는 예상보다 양호…유동성 더 풀리나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풀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증시가 하락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의 실적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반도체는 가격이 반등하면서 어느 정도 코로나19 충격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보고 있지만 기타 전통 산업들은 아직까지 충격 여파가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3월 초 수출 지표는 예상보다 양호했다. 오는 18일에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원회(FOMC)에 추가적인 경기 부양 조치가 나올지 주목된다.

전날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10일 일평균 수출액은 17억 7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최 연구원은 "수출지표는 실물 경기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지표"라며 "3월 초중순 데이터긴 하지만, 예상보다 하락 폭이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이달 초 금리를 50bp 인하한데 이어 오는 18일에 추가적으로 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코로나19로 기업이익이 얼마나 하락할 것인가가 증시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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