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IMM 인수금융 참여…푸르덴셜 인수 한발 걸쳤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김도윤 기자 2020.03.1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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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회현동 우리금융그룹 본점/사진=뉴스1서울 회현동 우리금융그룹 본점/사진=뉴스1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은행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뛰어든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인수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 KB금융그룹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PE 등이 경쟁구도를 이룬 인수전에서 우리금융이 막판 변수가 될지 관심을 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11일 "IMM PE 측과 인수금융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인수금융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IMM PE 측과 현재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우리금융의 IMM PE에 대한 인수금융 제공을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한 발 걸친 걸로 본다. 물론 인수금융은 인수·합병(M&A)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 대출해주거나 금융을 주선하는 업무로 이 자체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인수금융 규모를 확정한 뒤 지분 인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향후 IMM PE 측과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인수 과정에서 7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주선하면서 롯데카드 지분 20%를 사들인 전례가 있다.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인수 딜(거래)과 마찬가지로 IMM PE의 푸르덴셜생명 인수 작업에 파트너로 참여해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본입찰을 앞두고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의 향방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우리금융의 전략에도 얼마든지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일각에선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MBK파트너스가 선정되면 우리금융이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을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FI(재무적투자자)인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도 금융지주라는 안정적 SI(전략적투자자)인 우리금융이 매력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우리금융과 푸본생명 간 동맹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금융 지분 4%를 보유한 푸본생명과 함께 인수전에 뛰어 들거나 또다른 과점주주인 IMM PE 측까지 합세한 '3각동맹'을 맺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우리금융은 여러 가지 선택지를 만들어 가는 분위기"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IMM PE 측과 함께 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등장하면서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초저금리 기조와 고령화 등으로 업황 부진의 늪에 빠진 생명보험업계 상황을 감안하면 인수전에서 승리하더라도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어서다.

현재 매도자와 원매자 간 가격 눈높이는 1조원 이상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도자 측은 현재 3조원 초반대, 원매자 측은 2조원 초반대 수준을 적정 인수가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선 푸르덴셜생명과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 측에서 본입찰 이후 2곳을 선정해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 입찰방식)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반면 원매자 측에선 최근 금리인하 등 환경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이 낮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쌓이고 있다.

우리금융은 자회사인 우리은행을 통해 IMM PE에 인수금융을 제공하고, 지분 투자까지 성공한다면 지난해 지주사 전환 이후 자산운용사 2곳과 부동산신탁사 1곳, 롯데카드 지분 20%를 사들인 이후 다시 한번 M&A에 성공한다.

다만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 등 자회사 전환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하락 가능성이 꼽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외형 확장에만 치우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존재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증권사와 보험사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다양한 M&A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며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인수가격 적정성이나 생명보험 업황 등 여러 시장 상황 등을 검토해 최종 인수전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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