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11일 두산중공업의 휴업 소식이 전해지자 재계와 증권가에선 "경남 창원공장 전체나 일부의 조업중단이나 사업중단 사태가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회사 내부에서도 전체가 문을 닫는 것처럼 전해져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이 이례적 조치를 준비할 만큼 위기 상황이 심화됐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룹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2007년 인수한 밥캣(현 두산밥캣)도 재무 부담의 뇌관이 됐다. 당시 4조5000억원 을 들여 밥캣을 인수했는데 인수금액의 80% 정도가 차입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인수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밥캣 실적도 추락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두산인프라코어 (8,020원 ▲50 +0.63%)가 공작기계사업부를 1조1300억원에 매각했고, 두산중공업은 두산엔진과 두산밥캣 지분을 파는 등 자산매각이 이어졌다.
다만 이런 상황이 그룹 지주사격인 ㈜두산으로까진 전이되지 않았다. 두산중공업이 방파제 역할을 해준 덕분이었다. 두산건설 (1,240원 0.0%)과 두산인프라코어를 자회사로 거느린 두산중공업은 사실상 그룹 중간 지주사로 자회사 재무부실 지원을 떠맡았다. 특히 2013년 이후 유상증자와 현물출자, 상환전환우선주(RCPS) 정산을 통해 총 1조7000억원을 두산건설에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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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산중공업도 버티기 힘든 상황에 몰렸다. 과거부터 쌓여왔던 계열사 부실 지원과 탈원전에 따른 사업 부진까지 겹치며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2016년 3조원대 수준이었던 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말 5조원을 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72%에서 186%로 뛰었다.
정연인 두산중공업 사장이 노조에 보낸 휴업 검토 협조 문서를 통해 "영업활동만으로는 금융비용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한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이 깔려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명예퇴직과 일부 휴업 등 구조조정 방안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 경영 정상화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