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밥솥 라이벌' 쿠쿠·쿠첸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0.03.0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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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밥솥 라이벌' 쿠쿠·쿠첸


국내 양대 '밥솥' 브랜드인 쿠쿠와 쿠첸이 지난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쿠쿠가 밥솥 외에 종합생활가전 렌탈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 반면 쿠첸은 프리미엄 밥솥 등 주방·육아가전에 집중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쿠쿠홈시스 (23,150원 ▲150 +0.65%)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642억원으로 전년보다 143.2%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6999억원, 1292억원으로 각각 67.1%, 238.5%씩 늘어났다.



쿠쿠홈시스는 2017년 말 쿠쿠홀딩스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된 생활가전 렌탈업체다.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 등이 주력 제품군이다. 이 외에도 안마의자·매트리스 등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렌탈 계정 수는 누적 241만개로 2018년 195만개에서 약 24% 증가했다. 국내 158만개, 해외 83만개씩이다. 기존 밥솥과 전기레인지 등 주방가전 사업은 쿠쿠전자(지주사 쿠쿠홀딩스 (19,540원 ▼60 -0.31%))가 맡는다.



쿠쿠홈시스의 호실적을 발판으로 쿠쿠 계열사의 전체 매출액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쿠쿠홈시스와 쿠쿠홀딩스의 합계 매출액은 9119억원이었다. 쿠쿠 측은 "올해도 신규 생활가전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성장세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생활가전은 청정기능을 최적화한 신제품 출시와 해외시장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밥솥 등 주방가전 집중한 부방 실적 부진
쿠첸은 정반대 상황에 처했다. 생활가전 렌탈사업을 벌였던 쿠쿠와 달리 프리미엄 밥솥, 멀티쿠커 등 주방가전에 더 집중했던 게 결과적으로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쿠첸은 지난해 '적자'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손실 49억원, 당기순손실 53억원으로 전년 대비 모두 적자전환했다. 환율 상승 등 원가율 증가 탓에 수익성은 더 나빠졌다. 매출액도 2091억원으로 6.4% 감소했다. 사업구조가 한쪽으로 쏠린 탓에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다.


모회사인 부방 (1,948원 ▼20 -1.02%)그룹도 부진했다. 부방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41억원, 당기순손실 39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4.8% 줄어든 3320억원에 그쳤다. 다른 주요 자회사인 부방유통도 온라인사업 경쟁 심화로 매출액이 1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959억원, 영업이익은 9억원으로 각각 8.4%, 73.5%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쿠첸은 시장 다변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6년 만에 조직 수장도 바꿨다. 올해 1월 박재순 전 삼성전자 생활가전 전략마케팅 팀장(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영입했다. 박 신임 대표는 해외시장 개척, 글로벌 사업 전략 전문가다. 쿠첸 측은 "올해는 밥솥과 주방쿠커, 유아가전 등 생활방식에 맞는 혁신적인 프리미엄 주방가전으로 해외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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