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0% 뛰던 팔라듐도 코로나19에 휘청 거리나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0.03.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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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수도권지역에 고농도 미세먼지 예비 저감조치가 시행된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한 차량이 배기가스를 내뿜으며 운행을 하고 있다. 2019.10.21.   mangusta@newsis.com【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수도권지역에 고농도 미세먼지 예비 저감조치가 시행된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한 차량이 배기가스를 내뿜으며 운행을 하고 있다. 2019.10.21. [email protected]


1년 만에 100% 이상 가격이 폭등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팔라듐의 상승세가 꺾이는 모양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과 지난 2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팔라듐(Palladium) 선물가격은 각각 8.59%, 2.52% 떨어졌다. 지난달 27일 온스당 2744.7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후 이틀째 내림세로 전날(2일) 2445.40달러로 마감했다. 이에 2일 국내 유일한 팔라듐 관련 상품인 'KBSTAR 팔라듐선물'도 '5.82% 손실률을 기록했다.

연 100% 뛰던 팔라듐도 코로나19에 휘청 거리나


◇몸값 급등한 팔라듐…산업재로 굳건한 위상
그동안 팔라듐의 급속한 상승세는 자동차 배기가스에 대한 전세계적인 환경규제 영향이 컸다. 팔라듐은 주로 가솔린 차량의 매연을 정화하는 촉매제의 필수원료로 사용된다. 차량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나 질소산화물 같은 해로운 성분을 질소나 이산화탄소 등 무해한 성분으로 바꾸는 효과가 있다. 팔라듐의 약 80%가 이 자동차 촉매변환장치에 사용된다.

EU(유럽연합)의 경우 1992년 질소산화물을 제한하는 EURO1 스탠더드 이후 현재 EURO6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도 유럽을 따라 각각 China6(오는 7월), BS-6(오는 4월)를 시행할 예정이다.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팔라듐의 몸값도 뛸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급등하는 수요량에 턱없이 모자란 공급량도 가격 급등을 이끌었다. 팔라듐의 주요생산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러시아의 공급량이 일정치 않고 자료집계도 쉽지 않아 불확실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주요 생산국들도 배기가스 규제로 인해 팔라듐 수요가 높아질 것을 알기 때문에 원유처럼 전략자산 확보차원에서 물량을 많이 풀지 않고 있다"며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데이터집계가 제대로 돼 있지 않고 러시아는 자국보호를 위해 국가적인 차원의 광물자료를 주기적으로 오픈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울산 13번째 확진자가 현대자동차 직원으로 확인되면서 현대차 울산 2공장의 가동이 중단된 28일 오후 2공장 위로 먹구름이 껴 있다. 2020.2.28/뉴스1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울산 13번째 확진자가 현대자동차 직원으로 확인되면서 현대차 울산 2공장의 가동이 중단된 28일 오후 2공장 위로 먹구름이 껴 있다. 2020.2.28/뉴스1

◇그런데 왜 떨어졌을까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팔라듐 가격하락의 이유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영향에 차익 실현 매도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고있다. 6년 만에 팔라듐 가격이 10배 이상 치솟은 만큼 매도물량이 쏟아져나왔다는 설명이다.

금정섭 KB자산운용 이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돼있다. 특히 팔라듐이 가솔린 자동차에 촉매제로 쓰이는 만큼 차량판매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팔라듐이 산업재로 쓰이고 있어 경기악화 우려에 단기조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조정일 뿐 펀더멘털 상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 이사는 "가솔린 자동차 수요는 견조하게 오르고 있어 (팔라듐이) 산업재로의 위상이 떨어진다는 지표는 보지 못했다"며 "기본적으로 수요공급 불균형이 해결되지 않아 (상승세가) 추세적으로 꺾였다고 보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팔라듐 가격이 조정을 겪고 있지만 관련 펀드는 독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STAR 팔라듐선물특별자산 ETF'는 연초 이후 45.36% 수익률을 기록하며 해외주식형 펀드 중 1위에 올라있다.

2위인 '삼성KODEX심천ChinNext ETF'의 같은 기간 수익률(20.56%)의 두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게다가 최근 중국 외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져 펜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유행) 우려가 쏟아진 최근 한 달 수익률도 23.15%를 기록하며 여전한 팔라듐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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