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과 연대'가 대세인데…김성식이 무소속 출마 택한 이유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0.03.0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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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김성식 무소속 의원김성식 무소속 의원


지난달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김성식 의원(서울 관악갑)이 무소속으로 4.15총선에 출마한다. 선거에서 당선을 위해 맹목적으로 특정 정당에 합류하거나 연대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다.

김 의원은 3일 국회 정론관에서 "소임을 위해 21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며 "다시 한번 주권자 관악구민과 함께 하는 선거혁명을 이루고자 한다"고 밝혔다.



재선의원인 김 의원은 국회 내 자타가 공인하는 '정책통'이다. 18대에서 현역인 유기홍 당시 통합민주당 의원을 꺾고 한나라당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3선급 초선'이라는 평가속에 주요기관 의정평가 1위를 휩쓸었다.

2011년 한나라당에 쇄신을 요구하며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했으나 유기홍 후보에 자리를 내줬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입당해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또 다시 맞대결을 펼친 끝에 국회에 재입성했다.



20대 국회에서도 김 의원의 정책 역량은 돋보였다. 2016년 국회사무처 입법 및 정책개발 우수의원으로 선정됐고 2018년과 2019년 국정감사에서는 머니투데이 the300 선정 대한민국 최우수법률상 및 국감 스코어보드대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극단으로 대립하는 상황속에서도 '빅데이터' 활용의 근간이 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등의 기틀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20대 국회 4년동안 정책과 입법 측면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순탄치 못한 4년을 보냈다.


20대 국회에 입성시켜준 국민의당은 2017년 대선이 끝난 뒤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영·호남 화합을 도모하겠다며 만든 바른미래당도 분열 끝에 해체됐다.

김 의원은 이에대해 "20대 총선에서 국민들께서 만들어준 제3정당 국민의당을 제대로 가꾸지 못했다"며 "저 나름대로 힘을 합치고 당을 바로 세우고자 몸부림쳤지만 무력했다.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고백했다. 기득권 양당 구조를 깨라고 국민들이 만들어준 국민의당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다.

김 의원은 바른미래당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끝까지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 통합의 '시기'를 두고 안 대표와 격론을 벌이다 안 대표와 갈라섰다.

총선을 앞두고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열이 미래통합당에 합류하고 호남출신 국민의당계열이 민생당으로 빠져나가 이합집산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김 의원은 무소속의 길을 택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득권 양당 구조를 바꾸자고 목소리 높이다가 선거 앞두고 곁눈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득권 양당 중심의 정치구조를 깨야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김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는 것이 기득권 정당에 경종을 울릴 수있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국민들이)하루하루가 너무 힘겼다고 하는 것은 더 나빠지는 정치가 문제"라며 "지금의 정치가 계속되어도, 과거로 되돌아가도,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 미래로 가는 정치혁신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력이 국민을 두렵게 알도록, 이번 총선에서 엄중한 민심의 경고가 절실하다"며 "제가 그 민심의 경종을 울리겠다. 그래야 국정쇄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사생결단식 대결 정치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정권을 잡으면 독선, 정권을 뺏기면 비토’라는 악순환을 반복하면 미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여야 모두 인정하는 경제통으로서, 국회 4차산업혁명특위 위원장의 경험으로, 여야의 경계를 넘어서는 의원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정책적 협력과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서울 관악갑 경선에선 유기홍 전 의원이 박민규 예비후보를 눌러 총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에따라 김 의원과 유 전 의원간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미래통합당 후보는 아직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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