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제조' 태광 中공장, 위구르인 동원 의혹"-호주ASPI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3.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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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싱크탱크 전략정책연구원(ASPI) 보고서

신장 자치구의 위구르족. /사진=AFP신장 자치구의 위구르족. /사진=AFP


중국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수만명이 나이키와 애플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납품 공장에서 강제 노동에 동원됐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1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최근 호주 싱크탱크 전략정책연구원(ASPI)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9개 성(省)의 공장 27곳에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제동원이 의심되는 공장 중 하나로 나이키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 태광실업의 칭다오 공장도 꼽혔다. 칭다오 태광공장에서는 약 10종의 나이키 운동화가 생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태광 칭다오공장 노동자 수백명이 신장에서 온 위구르족으로 지역 당국에 의해 보내졌다"고 전했다.



ASPI 보고서에 따르면 칭다오 태광공장을 비롯한 중국 전역의 글로벌 기업 협력공장에서는 위구르인들이 다른 노동자와 분리된 기숙사에 거주하며 근무시간 이외 시간에는 중국어(표준어) 교육 및 이념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속적인 감시와 무슬림으로서의 종교적 관습을 지키는 것을 금지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P에 따르면 칭다오 공장의 한국 모기업인 태광실업 김재민 사장은 해당 공장 노동자 7100명 중 위구르족이 약 600명이라며 "위구르 노동자들을 받아들인 목적은 현지 노동력 부족을 상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에게 "선택적인 만다린 언어 교육을 제공해 긍정적인 노동환경 조성에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위구르 노동자들은 대부분 20대 여성들이었다. 한 위구르 여성은 "우리는 이곳을 걸어다닐 수는 있지만 스스로 (신장 자치구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ASPI 보고서는 2017~2019년 신장에서 중국 전역 공장으로 이동된 위구르족을 8만명 이상으로 추정했다. 이들 공장은 애플, 델, 폴크스바겐을 포함한 유명 기업의 공급업체 관련 회사가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ASPI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빅키 슈중 쉬는 "중국 정부는 이제 신장 캠프의 가혹한 문화와 정신을 중국 전역에 있는 공장으로 보내고 있다"며 "중국의 목표는 위구르족을 중국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애플과 나이키, 폴크스바겐 측은 성명을 통해 자사의 모든 공급업체가 노동 기준을 준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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